박창기씨 이동 수리점 운영 … 자전거타기 활성화 일조 보람

한 꼬마가 바람 빠진 자전거를 끌고 아파트 입구로 향한다. 오늘은 달리는 자전거 병원이 오는 날이기 때문이다.

아파트 입구에는 흰색 트럭이 한대 서 있다. 트럭에는 '자전거 박사'라고 크게 쓰여 있다.

이 트럭의 주인인 박창기(52)씨는 벌써 11년째 자전거를 수리하러 다니고 있다. 청주시내 안다니는 곳이 없다. 코스가 정해져 있어 어느 곳은 일주일에 한번, 또 어느 곳은 한 달에 한번 자전거를 고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간다.

박창기씨가 처음 자전거 수리를 할 때는 보은에서 점포를 내고 했지만 가게까지 오기 힘든 사람들을 위해 트럭을 개조해 사업자등록까지 내고 이 일을 하고 있다. 펑크, 기아 등 자전거의 모든 수리가 차에서 이루어진다.

"자전거라는게 펑크가 나면 자전거포까지 끌고 와야 하잖아요. 그럼 차에 실어야지, 차에 안실리면 끌고 와야지. 여간 번거롭지가 않아요. 그래서 손님이 오기 전에 내가 먼저 찾아가자는 생각에서 이 일을 시작했죠."

처음에는 반신반의 하던 식구들도 지금은 든든한 후원자가 되었다.
 

   
 
▲ 박창기씨는 11년째 자전거 수리를 하러 다니고 있다. 청주시내 안다니는 곳이 없다. 코스가 정해져 있어 어느 곳은 일주일에 한번, 또 어느 곳은 한 달에 한번 자전거수리 순회를 하고 있다
 

박씨가 이 일을 시작하고 몇 년 간은 박씨처럼 트럭으로 자전거를 수리하러 다니는 사람이 여러명 있었지만 지금은 청주에 2명뿐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여러 명이 시작했지만 지금은 다 없어졌어요. 이게 기술이 없으면 할 수가 없거든요. 손님이 있는 바로 앞에서 빠른 시간 안에 고쳐야 하기 때문에 자전거에 도가 트지 않으면 안돼죠."

박씨는 요즘 사람들이 자전거에 많은 관심을 갖는 것이 마냥 행복하단다.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자전거 타기를 홍보하는 탓도 있지만 고유가 시대에 이만한 이동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건강도 챙길 수 있기 때문에 더 없이 좋다고 한다.

"내가 이 일로 큰 돈을 벌수 있는 건 아니지만 사람들이 자전거의 참맛을 알고 생활화 한다는게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거기다 그런 자전거를 내가 수리해 준다는 것 또 한 보람아니겠습니까?"

박씨는 자신이 거동이 불편해 질 때까지 이 일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오늘도 그는 고장난 자전거를 끌고 오는 꼬마 손님에 흥이 절로 난다.

/ 김은지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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