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워라, 사랑의 마법"


■ He needs me

And all at once I knew I knew at once
I knew he needed me
Until the day I die I won't know
why I knew he needed me

It could be fantasy, O-oh
Or maybe it's because
He needs me he needs me he needs me he needs me
He needs me he needs me

Dah de da da da da da da da da da
Dah de da da da da da da da dah

It's like a dime a dance
I'll take a chance I will because he needs me
No one ever asked before before
because they never need me

Maybe it's because he's so alone
Maybe it's because he's never had a home
He needs me he needs me he needs me he needs me
He needs me he needs me

And if it turns out real
Then love can turn the wheel
Because he needs me he needs me he needs me he needs me
He needs me he needs me he needs me
He needs me he needs me

Dah de da da da da da da da da da da
Dah de da da da da da da da da Dah


■ 셜리 듀발의 'He needs me' 멜로 영화사상 손꼽힐 달콤한 순간을 만든 'He needs me'는 로버트 알트만 감독이 1980년도에 만든 영화 '뽀빠이'의 수록곡. 작사자는 '뽀빠이'(사진)의 오리지널 스코어를 담당했던 해리 닐슨이며, '펀치 드렁크 러브'의 음악을 맡은 존 브라이언이 당시 곡을 만들었다. 뽀빠이 역 로빈 윌리엄스와 호흡을 맞춘 올리브 역의 셜리 듀발이 불렀다. 폴 토마스 앤더스 감독의 영화 '펀치 드렁크 러브'는 시끄럽다. 로맨스 영화라니 당연히 잔잔하겠거니 짐작했다면 아마 스피커가 잘못됐나, 영화의 사운드 작업에 무슨 문제라도 있었던 건가 싶어 고개를 갸웃거릴 수도 있다. 만남에서 사랑으로 이어지는 플롯의 직선적인 간결함과 달리, 영화의 사운드 규모는 거의 블록버스터급(?)이어서 익숙해지려면 시간과 인내심이 필요할 정도다. 그러니 너무나 개성적이어서 심지어 괴이쩍기까지 한 '펀치 드렁크 러브'는 특히 소리를 주의 깊게 들을 때 더욱 잘 보이는 영화가 된다. # 풍금과 여자가 있던 아침

그저 다른 많은 날들과 같았던 그 날 아침. 멀쩡하게 달리던 트럭이 뒤집어지고, 풍금이 떨어지는 기이한 일들이 배리(아담 샌들러)의 눈앞에서 일어나더니, 레나(에밀리 왓슨)가 나타난다. 그리고 분홍색 원피스를 입은 그녀가 해사하게 웃던 순간부터 세상이 시끄러워진다. 콘크리트 바닥에 깡통 구르는 소리, 아프리카 어디쯤서 들릴 법한 북소리, 물방울 터지는 소리, 그 밖에 도무지 무슨 소리인지 짐작 못할 온갖 소리들이 뒤엉켜 청각을 마구 괴롭히기 시작하는 것이다.

배경음악이라고 할 수도, 그렇다고 음향효과라고 할 수도 없는 이 기이한 사운드에 이어 꿈결 같은 풍금 소리가 등장한다. 레나가 떠나자 벼락이라도 맞은 사람처럼 냅다 뛰어나간 배리는 길가에 버려진 풍금을 안고 돌아온다. 그리고 고장 난 풍금을 그가 여기저기 꾹꾹 눌러볼 때, 세상은 아연 감미로워진다. 아름답고도 몽환적인 왈츠풍 메인 테마가 풍금에 실려 흘러나오는 것이다.

일 밖에 모르고 살지만 때로는 이유 없이 눈물을 흘리는 남자 배리의 강박관념과 판타지는 이렇게 두 개의 사운드로 표현된다. 일곱이나 되는 누나들이 그를 놀리기만 하고,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던 심정 때문에 악덕 폰 섹스 업자에게 덜미를 잡힐 때, 지옥 같은 그의 내면에서는 황량함과 서글픔, 분노가 만드는 소음이 거칠게 인다. 하지만 자신을 비웃지 않고 귀 기울여줄 사람, 그리고 사랑한다고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을 기다리는 희망이 꿈틀거릴 땐 풍금이 달콤한 왈츠 선율을 안겨준다.

▲ 화려한 색깔들로 넘실대는 세상에서, 둘만 까맣다. 그래서 더욱 달콤하다. 영원할 것만 같은 지금 순간이.
# "전 비행기는 처음이에요"


그처럼 두 개의 사운드가 맞서 펼치는 치열한 경합과 투쟁은 'He needs me'가 흘러나오는 7분여의 몽타주 장면으로 달콤하게 정리된다. 열심히 모은 푸딩으로는 레나가 있는 하와이에 갈 수 없음을 안 배리는 좌절한다. 무너지듯 풍금을 안은 그가 가만히 풍금을 쓰다듬자, 마술사 지니가 마법 램프를 문지른 것처럼, 번잡스런 소음이 사라지고 'He needs me'가 시작된다. "그는 나를 원해, 그가 나를 원해…." 레나가 외는 주문 같은 노래를 따라 배리는 성큼성큼 사무실을 나온다. 그리고 난생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고 하와이로 날아간다.

푸른 바다, 부서지는 흰 파도를 배경으로 레나와 배리가 드디어 달콤한 키스를 나눌 때 'He needs me'도 절정으로 달려간다. 부산스레 오가던 사람들이 모두 사라지고 실루엣만 남은 둘이 조각상처럼 그렇게 서 있을 때, 둘의 달콤한 해피엔딩을 응원하지 않기란 불가능하다. 호텔 프론트가 잘못 연결해 준 구내전화에서 결국 레나의 목소리가 들려올 때 공중전화 부스에 불이 반짝 들어오던 그 순간처럼, 엉망으로 엉키고 꼬인 누군가의 인생에도 사랑의 마법이 펼쳐지리라는 믿음을 감히 거부할 수 없는 것이다.

/ 박인영·영화 칼럼니스트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으로 게재됩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