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몸에 이상신호가 오는 것 같다. 연초에도 입었던 옷이 갑자기 끼는 것 같고 속 옷 치수도 늘었다. 염념으로 붙어버린 뱃살도 이젠 자리를 잡은 것만 같고 오랜만에 보는 지인들은 얼굴이 많이 좋아졌다며 놀라는 기색이다. 살면서 살이 좀 찌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은 했었는데, 이러다 옷을 모두 못 입게 되면 어쩌나 싶어 은근히 걱정된다.
중년이 되고 갱년기가 오면 살이 찐다더니 친구들도 복어처럼 배가 나오고 두리 뭉실해지는 허리 때문에 너 나 없이 살 타령이다. 평소에 살이 찔까 봐 자제하는데, 먹고 싶은 것 마음껏 먹으며 살아봤으면 원이 없겠다는 농담까지 한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가장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은 볼록하게 나온 뱃살이다. 복부비만은 가장 무서운 성인병을 가져오고 그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다고 한다.
살과의 전쟁, 이제 다이어트는 여자만의 괴로움이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관심거리다. 덕분에 늘어나는 것이 헬스장이나 스포츠센터다. 매스컴에서는 살 빼는 약을 과대 선전하고 잘못 복용한 약으로 목숨을 잃는 일까지 있다고 한다. 가까운 지인 한 사람도 다이어트를 하느라 안 해본 것이 없는데, 과장된 광고에 속아 돈만 없앴다고 불평을 했다.
주말이면 찜질방에 가는데 찜질방에도 터줏대감처럼 살빼기 지킴이들이 있다. 그들은 뜨거운 불가마에 들어가 옷에서 물이 흐르도록 땀을 빼고는 다시 목욕탕의 사우나 실에 들어간다. 사우나 실은 온도가 높아 숨도 못 쉴 것 같은데 분홍색 우비를 하나씩 두르고 고통스럽게 땀을 뺀다. 내가 보기에는 그다지 살이 찐 것 같지 않은데, 소금을 바르고 뱃살을 움켜잡고 비트는 그녀들을 보면서 여자의 미는 어느 정도가 되어야 만족을 느낄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2000년 월간문학세계 수필 신인상으로 등단
▶제 3회 서울시 음식문화 개선을 위한 수필공모 대상수상
▶하나은행 여성 글공모전 입상
▶제29회 전국만해백일장 시 부문 장려상 수상
▶2008 mbc라디오 신춘문예 '신춘편지쇼' 입상
▶2008년 가족문집 '나와 너의 울림' 발간
▶충북여성문인협회 청주문인협회, 충북수필문학회, 한국작가회의충북지회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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