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근본이 없습니다. 대학이란 곳도 학생들에게 나무를 심고 산을 가꾸는 이치를 가르쳐야 하는데 열매 따먹는 일만 가르칩니다. 심지어는 남의 열매를 따기도 합니다. 이 모든 일이 근본을 잃어버려서 그렇습니다. 나무열매를 만들어준 나무도 바라보고 나무를 심은 사람도 생각할 줄 알아야 합니다. 우암 송시열 선생을 통해 그것을 가르쳐 주고 싶습니다. 이 자리가 나무 한 그루를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갖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지난 19, 20일 이틀간 충북대 우암연구소(소장 김성기)와 국립청주박물관(관장 김성명)이 '송자별집총간(宋子別集叢刊)' 출간기념회와 학술발표회, 특별전시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임동철 충북대 총장이 한 축사가 이 시대에 우리가 왜 우암사상을 연구하는지에 대한 답을 제시해 주었다.
'우암의 사상과 문헌'이라는 주제로 열린 학술발표회에는 송영달 은진송씨 13대 종손 등 문중 관계자와 전국의
대학교수들이 대거 참여해 다양한 우암의 학문과 사상을 제시하고 토론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 편집자
곽신환 숭실대 교수는 '우암선생의 학문과 일생'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우암사상은 조문도(朝聞道)정신 실천의 결과물이라고 소개해 관심을 끌었다.
곽교수는 우암선생이 시대를 초월한 가치와 정신인 의(義)를 추구했는데 그 토대가 조문도 정신이었으며, 이는 우암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전 생애를 지배했던 관념과 정신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발간된 '송자별집총간'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우암선생의 심오하고 원숙한 경지를 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질에 편향돼 머리는 작고 몸집만 큰 공룡에 비유되는 현대인들에게 선생의 정신인 '대의'(大義)의 가르침이 전해지길 기대합니다."
김성기 우암연구소 소장(충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은 '송자별집총간' 출간은 '송자대전'에 수록되지 않았던 자료를 모은 것으로 그동안 일반인은 물론 관련 연구원들도 쉽게 볼 수 없었던 귀중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김소장은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하는 인물 가운데 가장 많이 거명된 인물이라는 사실이 우암선생의 위상을 단적으로 말해준다"며 이번 송자별집총간을 바탕으로 선생의 학문과 사상, 정치적 입장에 관한 심층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소장은 덧붙여 "자신의 이익보다는 큰 대의명문, 즉 인간으로서 지켜야할 도리와 하늘이 인간에게 부여한 도리를 지키려고 부단히 노력한 우암선생의 정신을 현대를 사는 우리들이 이어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우암연구소는 지난 2007년 우암 송시열선생 탄신 400주년을 맞아 기호학의 집중적인 연구를 기치로 내걸고 출범했으며, 우암선생의 총체적 연구를 통해 참모습을 살려내고 충청지역 사림의 학문적 위상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우암 자료 집성 및 정본화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활발한 학술발표회를 통해 우암선생의 사상과 학문을 연구, 제시하고 있다. / 송창희
이번 송자별집총간에는
▷논맹혹문정의통고(論孟或問精義通攷) ▷경례문답(經禮問答) ▷문공선생기보통편(文公先生紀譜通編) ▷주자언론동이고(朱子言論同異攷)
▷근사록석의(近思錄釋疑) ▷심경부주석의(心經附註釋疑) ▷우암선생예설(尤庵先生禮說) ▷주문초선(朱文抄選) ▷주자대전차의(朱子大全箚疑)
▷주자어류소분(朱子語類小分) ▷절작통편(節酌通編) ▷정서분류(程書分類) ▷주자어류소분(朱子語類小分) 부전지(附箋紙) 등이 포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