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비에 시민단체 지도부 이름만 빼곡

행정수도 건설이 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신행정수도건설은 고인이 된 노 전 대통령의 공약사항으로 150만 충북도민의 염원이기도 했다.

지난 2004년 12월 행정수도 건설이 위기에 처했을 때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애국심으로 행정수도를 구하자는 뜻에서 이순신장군 모습이 새겨진 100원 동전모으기 운동이 벌어졌다.

그런데 지난 2004년 이순신 장군의 애국심으로 행정수도를 지키자던 도민들의 염원을 담은 상징물이 당시 이 운동을 이끌었던 지도부의 공적으로 남아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2004년 위기에 처한 신행정수도 건설 을 위해 충북도민 동전모으기의 결실로 심은 '행정신행정수도 꿈나무' 충북도청 정원에는 신행정수도 꿈나무가 심겨 있는데, 비석에는 '행정중심복합도시를 기초로 완전한 행정수도를 건설하려는 도민의 염원을 모아 또 하나의 씨앗을 뿌립니다'며 신행정수도 꿈나무를 심게된 배경을 설명해 놓았다. 그리고 2005년 3월 29일 신행정수도지속추진범충북도민연대라고 써있다. '신행정수도 꿈나무' 기념비 앞면.

또 이 비석의 뒤에는 "이순신장군 동전 150만개 모으기 운동에 동참해준 모든 분들의 뜻을 기리며"라고 되어 있지만, 이 운동을 진행했던 신행정수도지속추진범충북도민연대 상임고문과 공동대표, 집행위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신행정수도 꿈나무' 기념비 뒷면.
 

이순신 장군 동전모으기는 신행정수도지속추진 범충북도민연대가 이색 캠페인 아이디어를 내놓아 진행된 것으로 도내 12개 시·군에서 이순신 장군 초상이 새겨진 100원짜리 동전 150만개 모으기 캠페인을 말한다.

충북지역 12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한뜻으로 힘을 모았고, 도민 개개인이 100원 동전 모으기 캠페인에 참가하면서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염원을 전국에 알렸다.

그렇게 해서 모아진 신행정수도 지속추진의 열기는 어른, 아이할 것 없이 도민들을 하나로 결집시켰고 드디어 2개월 만에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이 여야합의로 마련되면서 중단됐다.

전체 모금액은 50만개, 5천만원이 넘었다.

그런데 도민들의 정성으로 심어진 신행정수도 꿈나무의 취지는 마치 동전모으기에 참여했던 도민들이 아니라 시민단체의 공적처럼 되어 있었다.

당시 도민들을 대표한 범충북도민연대는 각계각층의 정성을 생각해서 조형물이나 상징물을 건립하겠다는 뜻을 내비쳤고 활용방안은 대표자 회의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그렇다면 대표자들은 이 나무와 비석을 세우면서 자신들의 공과를 알리기 위해 이름을 새겨넣자고 결정한 것인가?

세종시 건설이 어려움을 겪는 이때, 전 도민이 힘을 모아 균형발전 의지를 알렸던 행정수도 건설의 꿈이 지역사회 몇몇의 치적을 쌓기 위한 것으로 후세대에 비칠까 안타깝다.

다른 것도 아니고 이순신장군 동전 150만개 모으기 운동에 동참한 모든 분의 뜻을 기려 만들었다면 적어도 이 비석 뒤에 남모르게 새겨놓은 이름들은 부끄러움을 알아야 할 것이다.

하루빨리 비석 뒤에 150만 도민의 이름으로라는 새로운 글귀가 새겨지길 기대한다. 그럴때 비로소 신행정수도 꿈나무도 도민의 품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 최성훈 시민기자 maxmus@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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