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전국 큰 손들 이미 지역 포획

< 글 싣는 순서 >

① 4대강사업 수혜 인접지역 '들썩'
② 대운하 미끼 기획 부동산 점령
③ 전국 큰 손들 이미 지역 포획
④ 현지 주민들 표정·난개발 여전
⑤ 4대강 사업과 지역 경제 활성화



지난 8일 정부의 4대강 마스터플랜(종합계획) 확정·발표를 계기로 기획부동산 등 부동산 컨설팅 회사들의 땅 매입 권유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 개발 호재 땅으로 몰린다= 지역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무등록 컨설팅사가 대부분인 이들 회사는 경기 여주, 충북 충주 등 4대강 주변임야 등을 시세보다 10배 이상 가격으로 매수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이 부동산 회사들이 주로 권유하는 땅은 3.3㎡당 5만~30만원 선으로 소액투자가 가능하도록 토지를 분할했다. 이들은 이 땅을 개발계획과 연계, 마치 곧 개발이 이뤄질 것처럼 현혹하지만, 권유하는 땅 대부분은 정부나 자치단체들의 단기 개발계획과는 무관한 토지라는 것이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실례로 서울 서초동에 사는 박모(56·사업)씨는 충북 진천 소재 농지 2천645㎡(800평)를 사들였다. 투자한 자금은 2억원. 서울에서는 2억원으로 살 수 있는 마땅한 아파트를 찾기 어려운 데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땅 투자가 유망할 것 같아서 내린 결정이었다.

진천은 새로 들어설 행정도시 세종시와도 가깝고 평택~음성 고속도로 개통으로 교통이 편리해지면서 물류창고가 늘어나는 등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안중(평택)~삼척간 고속도로 건설도 추진되고 있어 5년 이상 묻어두면 아파트보다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 상승이 분양열기로 이어지는 등 부동산 시장이 일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토지시장에 대한 관심이 살아나고 있다.

◆ 큰 손(?)들 지역 호재지역 곳곳 장악= 장기투자를 목적으로 호재지역 곳곳에 토지 매입에 나서는 '큰 손'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들이 주로 관심을 갖는 지역은 개발호재가 있는 수도권 일대와 충주, 음성, 진천 등 충북지역, 동계올림픽 유치에 재도전하는 평창 등이다.

한동안 부동산 시장에서 관심대상 밖으로 밀려났던 토지시장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줄곧 감소세를 보이던 토지거래량이 늘어나기 시작한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전국 토지거래량은 지난해 6월만 해도 24만4천440필지(2억3천108만6천㎡)에 달했으나, 같은 해 12월 16만2천25필지(1억7천403만2천㎡), 올 1월 13만3천774필지(1억3천499만㎡)까지 줄었다. 그러나 올 2월 이후 거래가 다소 늘기 시작해 3월에는 20만6천758필지(2억5천720만6천㎡)가 거래됐다.

충북의 경우도 지난 2월 토지거래량은 전월보다 필지는 40.9%(2천268필지), 면적은 26.7%(278만여㎡) 증가했다. 반면 같은기간인 지난해 2월보다는 필지는 11.1%(980필지), 면적은 3.2%(43만㎡) 감소했다. 토지매입자 거주지는 도내 거주자가 64.1%인 5천10필지, 서울 등 외지 거주자가 35.9%인 2천805필지로 조사됐으며 도시지역중 주거지역에서 소규모 단위(330㎡ 이하) 대지를 가장 많이 매입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대해 한 시중은행 PB는 "부동산 시장이 일부 회복 조짐을 보이자 큰손 투자자들이 장기 투자나 증여 등을 목적으로 땅 투자에 다시 관심을 갖고 있다"며 "진천, 음성 등 혁신도시의 토지보상자금이 풀리면서 인근 지역 토지거래도 활기를 띠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전문 세무사들은 "지역 중·소규모 토지는 아파트 매매가보다 훨씬 싸 일반인들이 쉽게 유혹당한다"며 "꼭 매수하고 싶으면 우선 시세를 파악하고, 거래 전 토지용도와 개발계획 등을 해당 시·군청 도시계획부서에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민우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