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은 가라!』.
분장으로도 혹은 카메라 기교로도 더이상 감출수 없는 깊은 주름살과, 그보다 더 깊은 눈가의 그늘을 지닌 장노년 연기자들이 열연하는 영화가 개봉된다. 「스페이스 카우보이」. 말하자면 「우주로 간 할아버지들」쯤이 되나.

우선 감독은 1930년도생인 클린트 이스트우드다. 잘나가는 건맨으로 시거를 질겅거리며 씹던 마카로니 웨스턴시절, 「내가 곧 법이다」를 외치던 더티하리 시절을 다 보내고 이제는 그 특유의 완보(緩步) 혹은 재즈화법으로 영화를 만들면서 어느결에 현대미국영화의 거목이 된 인물.

직접 출연한 그와 함께 호흡을 맞춘 노익장들은 제임스 가너(71세), 도널드 서덜랜드(66세). 그리고 이들보단 한참 「어리지만」 그 또한 주름살이 역력한 토미 리 존스(54세)가 합류한다.
「스페이스 카우보이」에서 이들은 우주에 도전한다. 1958년 「데덜라스」 팀으로 달에 첫발을 내딛겠다는 꿈이 좌절됐지만 무려 42년이 지난뒤 다시 찾아온 단 한번의 기회를 놓치지않기 위해서다.

이들이 우주행의 소원을 끝내 풀게 만든 것은 궤도를 이탈한 구소련의 통신위성 아이콘이었다. 약 한달 뒤 지구에 추락할 상황에 놓인 이 위성을 수리할 수있는 이는 아이콘 장착 유도체와 동일한 스카이랩을 설계했던 프랭크 코빈(클린트 이스트우드)이었고, 그는 당시의 팀원 모두와 함께 직접 가겠다고 고집을 부렸던 것.

결국 40년만에 다시 뭉친 「어제의 용사들」은 NASA에서 강도높은 훈련을 극복해내고 우주로 떠나게 되지만 생각지도 않은 어려움에 닥치게 된다.
라스트신에서 프랭크 시내트라의 「Fly To The Moon」이 흐르는 이 작품은 클린트 이스트우드에게 평생공로상을 수여한 올해 베니스 영화제 개막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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