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IE 세상

주머니서 녹은 초콜릿에 힌트 얻어

전자레인지는 요즘 가정집 주방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조리기구다. 극초단파(Microwave)를 음식물에 쬐어 불 없이 음식물을 익히는 것이 전자레인지의 기본 원리이다.

극초단파는 1초에 전기장의 방향이 10억번에서 300억 번까지 바뀌는 전자기파다. 이것이 음식물 속의 물분자를 빠르게 움직이게 한다.

이 움직임 덕분에 분자 사이에 마찰이 생겨 온도가 올라가고 그 온도로 음식이 익는다. 식품의 겉과 속을 고루 익게 한다는 장점이 있으며 조리시간도 크게 줄어든다.

▲ 퍼시 L 스펜서 전자레인지를 발명한 사람은 미국의 퍼시 L 스펜서(1894∼1970년)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하고 공장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철공소를 거쳐 그는 진공관을 만들던 '레이턴사'로 옮겨 일하게 됐다. 비록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했지만 뛰어난 두뇌를 지녔던 그는 입사 뒤 끊임없는 노력과 연구로 120여 개의 특허를 얻어냈다. 발명가가 된 것이다. 전자레인지 발명은 그의 성실한 노력에 우연이 더해진 결과다. 1945년 어느 날, 진공관 곁에서 연구에 몰두하던 스펜서는 주머니에 손을 넣는 순간 깜짝 놀랐다. 군것질거리로 넣어 두었던 주머니 속 초콜릿이 뜨거운 것이 없는데도 모두 흐물흐물 녹아 버렸던 것. 다음날도 똑같이 주머니에 초콜릿을 넣어 두었더니 마찬가지 결과가 나왔다.'분명 어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 스펜서는 연구를 시작했다. 오랜 궁리 끝에 진공관에서 뿜어 나오는 극초단파 때문에 초콜릿이 녹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스펜서는 이 원리를 이용, 불을 쓰지 않고도 음식을 조리하는 전자레인지를 만들어 냈다. 물론 특허도 얻었다. ▲ 삽화: 김민재
처음 만들어 낸 전자레인지는 높이 150cm에 무게가 340kg이나 되는 엄청난 크기였다. 가정보다는 큰 식당이나 열차, 배 등에서 주로 쓰였다.

하지만 이후 기술의 발달로 전자레인지는 점점 작아졌다. 전문 요리사가 아니라 보통 가정주부도 쉽게 음식을 만들 수 있도록 기능도 다양해지고 간편해졌다. 국내에서는 1981년부터 생산되기 시작했다.

왕연중 /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영동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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