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IE 세상

생수자판기 발명한 형 위해 개발


편리함을 추구하는 인간의 소망은 언제나 새로운 것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바로 그 필요성이 발명을 낳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흔히 말하는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인 것이다. 어떻게 보면 엉뚱하기 짝이 없는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세계적인 발명품, 종이컵도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바쁜 현대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료 자판기. 이 음료 자판기 시대가 가능했던 것도 종이컵이 있었기 때문이다.

▲ 휴그무어 음료 자판기 시대를 꽃 피운 종이컵은 누가 발명했을까? 미국 캔자스에서 태어난 휴그무어란 사람이다. 그는 1907년 하버드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만 해도 발명과는 전혀 관계없는 지극히 평범한 학생이었다. 그런 그가 종이컵을 발명하게 된 것은 발명가였던 형 때문이었다. 당시 형은 생수 자판기를 발명해 이름을 떨치고 있었다. 그런데 형의 발명품에는 큰 문제가 있었다. 그것은 생수 자동판매기에 사용되는 컵이 유리컵이라는 점이었다. 이 유리컵은 너무나도 쉽게 깨졌다. 그러자 처음에 잘 팔리던 자판기는 차츰 인기가 시들해졌다. 그 때부터 형의 고민은 커져 갔다. 휴그무어는 딱한 형의 처지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유리컵이 쉽게 깨지는 단점이 있다면, 깨지지 않는 컵을 사용하면 될 텐데….' 정말 간단한 생각이었다. 그러나 생각만 간단할 뿐 실제 연구는 쉽지 않았다. 휴그무어는 논리적으로 차근차근 생각하며, 문제점을 검토하고 해결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깨지지 않는 것? 종이? 그래, 종이로 컵을 만들면 좋겠다. 가볍고 깨지지도 않을 테니까… 그러나 종이는 물에 젖으면 그대로 찢어져 버리지. 그러면 어떻게 하면 찢어지지 않게 할 수 있을까?'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과학 지식을 총동원했다. 마침내 그는 물에 쉽게 젖지 않는 종이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그것이 바로 타블렛 종이였다. 물에 젖지 않는 종이컵을 발명해 낸 휴그무어는 그 후 대학을 그만두었다. 그리고는 형이 발명한 생수 자판기를 곳곳에 설치하고, 그 자판기에 유리컵 대신 자신이 발명한 종이컵을 준비했다. 그러나 곧 시련이 다가왔다.

생수 장사만으로는 회사 운영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 무렵 한 자본가가 그를 찾아와 반가운 제안을 했다.

"20만 달러를 지원하겠으니, 종이컵만 전문으로 생산하는 회사를 차리는 것이 어떻겠소?"

휴그무어는 그의 제의를 기꺼이 받아들였다. 이후 종이컵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그런데다 뜻밖의 행운까지 겹쳤다. 민간보건연구소 사뮤엘 크럼빈 박사가 그의 종이 컵을 '위대한 발명'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박사는 이 발표를 통해 "인간을 바이러스로부터 구하는 길은 오직 일회용 컵을 사용하는 것뿐이다"라고 강조했다. 그 후 종이컵은 더욱 각광을 받게 되었다.

종이컵으로 큰 돈을 모은 휴그무어는 1920년에 아이스크림을 담을 수 있는 일회용 종이그릇을 발명하기도 했다.

왕연중 /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영동대 겸임교수

# 발명가가 되는 길 - 사용자 입장에서 생각하라

발명으로 성공하려면 발명에 앞서 그 발명품의 시장성을 고객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야 한다. 내용은 좋으나 팔리지 않는 경우와 아예 시작품조차 만들지 못한 경우가 수도 없이 많기 때문이다.

팔리지 않아 실패한 사례는 '손잡이 옆에 꼬마전구를 붙인 우산'이 유명하다. 이 우산은 잘 팔리지 않았다. 사용횟수가 적고, 사용할 때마다 전지를 넣어야 하는 번거로움과 경제적 부담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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