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아지음/붉은손 클럽/해냄출판

가을의 서정을 몰아 냉소, 분노, 조급, 결핍등에 주술적인 감각을 가미 도시인의 사랑방식의 전형을 그려낸 우리 문단의 이단아 배수의 연애장편 「붉은손 클럽」이 도서출판 해냄에서 출간됐다. 장편 「랩소디 인 블루」 에세이로 「내 안의 남자가 있다」등 다수의 작품이후 펴낸 이 소설은 도시인의 고독과 허무 그리고 심연 모를 슬픔속에서 잉태되는 사랑의 방정식을 고고한 문체로 풀어내고 있다.

깊어가는 가을속에 담긴, 감각적이며 이미지적 느낌이 강한 작품을 주로 써온 「붉은손 클럽」은 인간관계 속에서 형형되는 극도의 고통을 전형화 한 연애적 장르로 매여있는 사고에서 정신적 자유로움을 도출해 내고 있는 작품이다.

1965년 서울출생. 지난93년 계간 「소설과 사상」겨울호에 「천구백팔십팔년의 어두운 방」을 발표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미안해요. 난 불감증이에요」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어디에나 존재하는 형식적인 틀을 부정하고 싶은, 그래서 자유로운 사상속에서 무언가 구사하고 싶은 작품으로 주인공 한나의 놀랄만큼 솔직 담백하며 개성이 넘쳐나고 심플하고 자유스러움으로 마치 도회지의 세련된 건축양식을 보고있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붉은손 클럽」은 비문서화된, 극단적으로 개인적이며 자유로움 속에서 어느 정도는 외로울수 있는, 그러나 제도·관습·규범등에는 절대로 매이지 않는 약간은 신비주의적이고 고독한 테러리스트같은 자기 희생을 이미지화로 구축해 낸 상징으로 이 글의 정점을 이루고 있다.

또한 붉고 푸른색의 그로테스크한 느낌강한 그림을 표출하고 있는 노석미씨(홍익대 미술대학 회화과)는 3회의 개인전과 11회에 걸친 단체전을 열며 치열한 자기작품 세계를 구현하고 있다.
이 글은 첫장, 아방가르드 요리 편집장 둘째장, 싸구려 주술사를 위한 변명 셋째장, 혐오스러운 크리스천 여자의 고통 넷째장, tracing 다섯째장, 쟈끌린느의 눈물 여섯째장, 붉은손 클럽으로 가다등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이미 서두에서 밝히고 있듯 책을 쓰기전에 이미 쓸것에 대한 내용 경험을 자신에 내포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듯 삶에 대한 운명적 예고를 줄거리에 담고있다. 그렇듯이 내용의 전개면에서도 무리함이 보이지 않는다. 이곳에 등장하고 있는 아방가르드 요리편집장에 대한 존재, 무열에 대한 한나의 사랑행각, 운명같은 이반의 등장이 주술성에 대한 최대치의 감각으로 이끈다.

이 책은 도시인의 특성인 분노, 조급성, 결핍증, 냉소등등 「붉은손 클럽」으로 관련 지어내는 정서적 사회 조로현상을 냉엄하게 표현하고 있는 무감각한 허무가 우리를 전율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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