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IE 세상

장미넝쿨서 착안 철사로 가시 만들어

13세의 어린 나이에 철조망을 만들어, 돈과 명예를 한꺼번에 얻은 발명가 조셉. 그가 특허권이 끝날 때까지 벌어들인 돈은 미국의 공인 회계사 11명이 1년 동안 일해도 다 계산하지 못할 만큼 엄청난 금액이었다. 또한 1918년 제1차 세계 대전이 끝날 때까지 사용된 조셉의 철조망은 전쟁에 사용된 포탄보다 훨씬 많았다고 한다.

미국의 한 가난한 대장장이 아들로 태어난 조셉은 평범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그는 아주 사소한 것도 눈여겨보는 뛰어난 관찰력을 지니고 있었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조셉은 가정 형편상 중학교에 진학할 수가 없었다. 자신의 처지를 깨달은 조셉은 일찍부터 목축업으로 성공해 보겠다고 결심했다.

목동이 된 조셉은 그 곳에서 양들이 울타리 너머로 도망가지 못하도록 지키는 일을 하고 있었다. 양들이 풀을 뜯고 있을 동안, 그는 책을 읽으며 자신의 푸른 꿈을 설계했다. 그러던 어느 한가한 오후, 다급한 주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셉!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냐? 저길 좀 봐라."

주인이 가리키는 곳을 바라본 조셉은 정신이 아찔했다. 몇 마리의 양이 울타리를 넘어가 남의 농작물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었다.

당시 울타리는 철사를 빨랫줄 모양으로 연결시키거나 말뚝을 박은 것이 고작이었다. 이후 조셉은 울타리를 돌며 양들을 감시했다.

그러나 양들은 조셉의 눈을 피해 이웃의 농작물을 계속 망쳐 놓기 일쑤였다. 조셉은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하며 밤낮으로 고심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조셉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양들은 가시가 있는 장미넝쿨 쪽을 피해, 막대기나 철사로 된 울타리 쪽으로만 넘어가고 있었다. 조셉은 미소를 지었다.

그 날부터 조셉은 장미넝쿨을 조금씩 잘라 울타리에 매었다. 그러자 한동안 양들은 울타리를 넘지 않았다. 그러나 곧 꾀가 생긴 양들은 머리를 비벼 울타리 덩굴을 떨어뜨리고 다시 넘어가기 시작했다.

어느 날, 조셉은 놀라운 사실을 하나 더 발견했다. 철사를 두 가닥으로 꼬아 연결한 다음 잘라버린 부분에 5cm 정도의 철사가시가 생긴 것을 본 것이다.

순간 조셉의 머릿속에는 기발한 생각이 떠올랐다.

'맞아! 철사 울타리에도 가시넝쿨처럼 철사로 가시를 만들어 붙이면 되겠구나.'

그는 곧장 대장간에 가서 펜치와 철사를 구해 왔다. 그리고 나서 울타리에 철사 토막을 넣어 새끼처럼 꼬아 붙이는 작업을 계속했다. 완성된 철사가시는 가시넝쿨보다 수명도 훨씬 길고, 그 끝도 몇 배나 날카로웠다. 다음날 아침, 목장을 살피러 온 주인이 깜짝 놀라며 말했다.

"조셉, 정말 대단한 발명을 했구나. 빨리 특허출원을 해야겠다."

조셉은 목장 주인의 도움으로 특허 출원을 하고 목장 관리인이 되었다. 이후 철사가시 울타리는 크게 소문이 났다.

조셉은 밀려오는 주문을 감당하기조차 힘들었다. 1 년 후, 조셉의 철사가시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특허청에 등록되었다.

왕연중 /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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