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의보감' 세계기록유산 등재 이유는

동의보감(東醫寶鑑)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됨으로써 우리 전통의학의 가치와 효용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됐다. (본보 3일자 4면 보도) 이로써 우리나라는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7건의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하게 되었다.

선정기준이 매우 까다로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에 조선시대 의학서 동의보감이 등재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알아본다.

▲ 보물 제1085호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세계기록유산은 1995년 유네스코가 인류의 문화를 계승하는 중요한 유산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훼손되거나 영원히 사라질 위험에 처한 기록유산을 보전하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다. 세계기록유산의 주요 선정기준은 ▶세계사적 영향력(Influence) ▶중요 장소와 지역에 관한 정보(Place) ▶인류 역사에 대한 시간(Time) ▶역사적 인물의 업적(People) ▶ 세계 역사와 문화에 관한 중요한 주제(Subject·Theme) ▶ 독창적인 형태와 스타일(Form and Style) ▶사회적 가치(Social Value) ▶원상태로의 보존(Integrity) ▶희귀성(Rarity)이다.각 나라별로 해당 유산에 관한 신청서를 제출하면 매 2년마다 유네스코 국제자문위원회(International Advisory Committee)가 심의를 한 후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최종 승인여부를 가려 세계기록유산 등록을 결정한다. 이번 동의보감의 등재와 관련해 유네스코 위원들은 진정성, 세계적 중요성, 독창성, 희귀성이 큰 가치로 평가됐다.동의보감의 편찬이 국가 특별기구인 편서국에서 이뤄지고 당대 최고의 의사와 학자인 양예수, 정작 등이 기초를 마련했으며 이후 왕의 주치의였던 허준이 편찬을 완료한 점이 주목을 받았다. ▲ 의성 허준 초상화


또한 동의보감은 16세기 말까지 간행된 동양의학 주요 의서를 집대성한 것이다. 역대의방에 기록된 86종의 도서를 포함한 총 120여 종의 도서를 정리, 인용하는 등 16세기까지 간행된 대부분의 의서를 총정리했다. 따라서 중세 아시아의 우주와 자연, 인간에 대한 이해를 살필 수 있는 주요한 자료이며 17세기 이후 인체와 질병을 둘러싼 생활과 문화, 사상을 이해할 수 있는 기초자료로 평가된다.

이 동의보감은 병이 생기기 전에 치료한다는 전통의학의 관념에 기초한 양생의 개념을 적극 개진하고 중세 동아시아 전통의학의 특징을 형성했으며 중국·일본·베트남을 비롯한 여러나라 한의학 기초연구서로서 동양의학을 집대성한 점도 눈길을 잡았다. 또 지금까지 훼손되지 않고 원본이 그대로 보존된 것도 이번 등재에 큰 작용을 했다.

이번 동의보감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계기로 우리 전통의학의 가치와 효용성에 대한 연구와 한의학의 과학화·표준화 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세계기록유산은 ▶훈민정음(1997년 10월) ▶조선왕조실록(1997년 10월) ▶직지심체요절(하권)(2001년 9월) ▶승정원 일기(2001년 9월) ▶고려대장경판과 제경판(2007년 6월) ▶조선왕조 의궤(2007년 6월)이다. / 송창희



■ 동의보감의 구성과 내용

우리나라 전통의학 백과전서로 오늘날까지 애용되고 있는 동의보감은 내경(內景)·외형(外形)·잡병(雜病)·탕액(湯液)·침구(鍼灸) 등 5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 신형장부도 '동의보감 내경편'.


▶내경(內景) : 인체를 이루는 본질적인 요소들인 정(精), 기(氣), 신(神), 혈(血)과 오장육부(五臟六腑)를 설명함.


▶외형(外形) : 몸의 겉에서 관찰되는 인체부위의 의학적 기능과 거기에 생기는 질병에 대해 설명함.

▶잡병(雜病) : 인체에 발생하는 질병들의 원인, 증상과 그에 대한 진단과 치료의 기본이 되는 원리와 방법들을 서술함.

▶탕액(湯液) : 약재의 채취와 가공, 약물의 처방법, 복용법, 약리이론, 오장육부와 경락 각각에 상응하는 약물 등을 서술함.

▶침구(鍼灸) : 경락과 혈자리, 침의 종류와 시술법, 뜸의 이론과 실행법, 침과 뜸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법과 금기 등을 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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