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주말엔> 진천 농다리·종박물관
한 여름 무더위가 막바지 기세를 부리고 있다.
태풍 모라꼿의 영향으로 전국에서 집중호우가 내렸지만 학생들의 방학을 마무리하면서 가족들과 함께 돌아 볼 가까운 야외를 찾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진천의 대표적 문화재인 농다리와 국내 유일의 종박물관에서 열리는 전시회를 둘러 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천년의 숨결을 간직하고 있는 농다리는 그 자체만으로도 찾는 관광객들이 많았지만, 최근에 잠시 쉴 수 있는 정자와 산책로를 조성해 가족단위의 방문객들이 부쩍 늘었다.
청주권 뿐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가족단위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진천종박물관은 여름방학을 맞아 세계의 종 전시회 뿐 아니라 다양한 체험행사를 운영하고 있어 학생들이 많이 찾고 있다.
# 천년의 신비
농다리
수많은 설화와 전설,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채 천년의 숨결을 이어온 농다리(지방유형문화재 제28호)는 진천읍에서 남동쪽으로 6km 거리, 진천 읍내를 관통하는 백사천과 이월면을 적시는 덕산 한천이 합류해 흐르는 세금천에 놓여 있다.
박물관 주변에는 행사나 체험학습 활동이 가능한 야외무대와 휴식공간으로 역사테마공원이 자리하고 있으며, 상원사 종과 성덕대왕 신종 복제품을 세워 타종 체험을 할 수 있다.
또 어린이와 관람객을 위해 체험공간을 마련하고 종문양 탁본체험, 천연비누에 종 문양만들기, 토종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런 가운데 진천종박물관이 세계의 종을 테마로 한 전시전을 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작품은 엘리자베스 여왕 시리즈를 비롯해 인물을 형상화한 다양한 종으로 언뜻 보기엔 작은 인형 같지만 몸통 속에 작은 추가 달려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 부부는 앞으로 부부가 수집한 많은 종들을 테마별로 정리해 유리 및 크리스탈 종, 역사적인 기념 종, 탁상이나 식탁위의 데스크 종, 치는 종인 공(gong), 장난감이나 시계 등에 표현된 다양한 형태의 종 등을 테마별로 구분해 매년 5월 5일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외국 유학 시절 우연히 종을 접해 무엇에 홀린 것처럼 수집을 시작하였다는 이 부부는 "종은 소리도 중요하지만 한 시대를 반영하는 문화인류학적, 미적인 관점에서도 볼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부부는 또 "수집은 사라져가는 물건에 다시 혼을 입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세계의 종 속에 기성세대들이 갖고 있던 지나간 세월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더듬어 보는 것도 괜찬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유승훈 / 진천
유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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