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 꼴불견 2제

새 학기에는 집 앞이나 아파트 현관, 심지어 승강기 안에까지 전단지가 수북이 쌓여 학원 홍보물이 오고가는 사람들에게 짓밟히고 나뒹굴며 지저분한 쓰레기가 되어 미관을 해치고 있다.

보통 사설학원의 홍보 전단지는 학원 위치와 강사진 소개, 수업시간, 차량 운행 등 학원 소개가 기본이지만, 최근 들어 학원들이 실적을 내세우기에 바빠졌다. 그러다 보니 각 학교 성적 우수자명단, 각종 대회의 입상경력 등으로 전단지의 내용이 넘쳐나며 그 크기 또한 매우 커졌다.

하지만, 내용을 자세히 읽다 보면 학원의 과대 선전 등이 눈에 띈다.

중·고등학교 학생 대상의 일부 학원은 우수 학생으로 소개된 학생들이 이미 대학에 진학하였거나 심한 경우 대학까지 졸업한 상태로, 재원 기간이 5년 이상이 되는 학생들도 있다.

"제가 아는 학생 이름이 학원 전단지에 실렸는데 그 학생은 그 학원을 오래 다니지 않았고, 이미 대학 2학년이에요. 아이가 몇 년 전에 그 학원을 잠시 다닌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계속 전단지에 실리니 그 학원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거예요."

또 "외고를 준비하며 학원을 여러 군데 알아보고 등록을 했어요. 하지만 아이가 만족해하며 다니는 학원을 다니기까지 몇 군데 학원을 거쳤죠. 그러나 외고에 입학하자 한 달도 채 다니지 않은 학원에서도 마치 그 학원에서 합격생을 배출한 것처럼 아이 이름을 넣어 홍보 전단지를 제작해서 배포했더라구요. 저희 동의나 양해를 구한 건 아니고요."

이처럼 학부모나 학생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모르는 사이에 학원 홍보 자료로 이용되는 경우도 있고, 이미 재원하지 않는 학생들의 성적을 몇 년이 지나도록 학원 홍보 자료로 활용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학원비와 운영시간뿐 아니라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는 사교육, 과열 속에서도 학부모들은 여전히 사설 학원을 이용한 사교육을 무조건 뿌리칠 수만은 없다. 이런 경우 학원의 선택도 중요한데, 일부 학원의 과대 선전 등은 학원 선택 시 학원의 성격과 실력 등을 제대로 판단하기 어렵게 한다.

사설 학원의 과열 경쟁 속에서 학생과 학부모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학생의 성적을 게시하거나 실적을 부풀리고 해묵은 실적 등을 앞세우는 학원의 홍보 전단지가 더 이상 난무하지 않기를 바란다. / 송성천 시민기자

skyskys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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