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기념물 제17호 표충사 풀로 뒤덮여지자체는 예산 ·인력 타령만

청주시에서 관리하고 있는 문화재들이 관리 소홀로 인해 훼손된 채로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보물이나 국보급 문화재와는 달리 향토 문화재라고 할 수 있는 도립·시립문화재 관리는 엉망이다.

얼마 전 청주시 금천동에 김 모씨는 서울에서 절친한 친구가 내려와 청주에 있는 관광지를 둘러봤다.
그 중 청주고인쇄박물관이나 철당간을 비롯한 청주시내에 있는 유적지 4군데를 둘러보았다. 그런데 앞에서 말했던 박물관과 철당간은 관리가 그나마 제대로 이뤄지고 있었지만, 충북도와 청주시에서 관리하는 문화재들의 관리는 엉망이었다.
 

   
 
▲ 청주 수암골 옆에 위치한 표충사(시·도기념물 제17호)가 관리가 안돼 잡초로 뒤덮여 있다.
 

특히 최근 드라마 '카인과 아벨'의 촬영장소로도 유명한 수암골 바로 앞에 위치한 표충사(시·도기념물 제17호)는 자물쇠로 굳게 봉인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안쪽에는 잔뜩 풀이 자라고 있어 유적지 안으로 들어간다해도 둘러볼 수가 없을 것 같았다.

표충사(表忠祠)는 조선 중기 때 문신인 이봉상(1676∼1728)·남연년·홍림의 위패를 모시고 있는 사당으로 수암골 바로 앞에 위치해 수암골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앞에 있는 공원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오래된 건물에 반해 한번쯤은 둘러보는 곳이기도 한다.

수암골 입구에서 상가를 운영하는 윤 모씨는 "드라마 방영 후 수암골은 국제적인 관광소라 할 수 있을 만큼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아온다. 더구나 소지섭의 팬들이 많은 일본 관광객은 수암골의 아기자기한 관광지에 반해 사진찍기에 바쁘다. 그런데 바로 앞에 위치한 오랜된 표충사는 관리가 엉망이여서 일본관광객이 보고는 한마디씩 하고 간다"며 "한국 사람으로서 조상들의 유적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것 같아 창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희망근로자들로 하여금 인원을 편성해서라도 유적지 안에 자라고 있는 풀이라도 제거 해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중앙공원에 위치한 유물도 주민들이 버린 쓰레기들로 인해 악취와 함께 미관을 잔뜩 해치고 있다.
특히 주민들의 무관심으로 인해 유적지라는 본분이 시민들 사이에서 사라지고, 쓰레기 투기 장소라고 시민들에 인식되는 것에 대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대학생 윤 모씨는 "문화재는 우리 후손에게 과거와 현재의 삶을 보여 줄 수 있는 기록이라는 점과 세계인에게 우리나라와 민족의 역사를 내보이는 얼굴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관리를 소홀히 한 행정기관이 비난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번 기회에 청주 시민도 함께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문화재 관리 소홀이란 문제로 민원을 제기하면 듣는 대답은 '예산부족', '인력부족' 타령만 한다"며 한발 물러나 핑계를 둘러대는 지자체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처럼 주민들의 무의식과 지자체의 아니한 대처로 인해 잊혀지고 있는 우리 문화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고, 조상들의 물려준 선물을 제대로 보존해 나가야 할 것이다. / 김한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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