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군 첫 베트남 통·번역사 황티탄항씨 상담사 역할 톡톡

옥천군 최초의 베트남 통·번역사인 베트남 출신 황티탄항(36·여·옥천읍 마암리)씨는 이민자들을 위해 한글과 생활예절이 담긴 가이드북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

옥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베트남 통·번역사로 일하는 황티탄항은 이곳에서 '왕언니'로 불리며 한국생활에 낯선 자국민 여성들의 가정상담을 돕고, 틈나는 대로 한국어수업 보조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황티탄항씨는 한국생활 5년째로 지난 5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4급 한국어능력시험에 합격한 뒤 한국외국어대학교 다문화연구센터 면접을 거쳐 지난 7월부터 이 센터에서 통·번역사로 근무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부모님 모두 의사이고 친언니가 영화배우로 활동하는 등 상류층의 베트남 생활에서도 황씨는 한국인이 경영하는 운수회사 경리직원으로 일하던중 2000년 같은 회사 정비사였던 한국인 남편(35)을 만나 사내 결혼한후 남편과 의사소통을 위해 한류 드라마 '겨울연가'를 시청하며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는 2003년 시댁인 옥천군 청산면에 들어와 한국생활에 들어가면서 시할머니, 시부모 등 대가족 속에 묻혀 살면서 자연스럽게 '생활언어'를 습득하게 된다.

이어 1년 만에 운전면허를 취득했고 카센터를 운영하는 남편을 도와 인근 도시를 오가며 부품 심부름을 할 정도로 한국생활에 빠르게 적응했다.

지난해에 옥천읍내로 분가하면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인연을 맺은후 한국에서 통·번역사라는 첫 직장도 얻었다.

그의 일과는 오전 9시∼오후 6시 베트남 결혼이민자를 만나 1대1로 대화하면서 애로 및 고민을 베트남어로 상담한 뒤 결과를 한국어로 기록하는 게 그의 주된 업무다.

또 한국어 수업이 열리는 매주 수, 금요일에는 이민자들에게 한국어 예절 등을 가르치고 있다.

이는 적응을 위해 가장 먼저 배워야 하는 말이 바로 예절언어라는 그녀의 소신 때문이다.

옥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김은주 팀장은 "언제나 밝은 미소를 간직한 채 열성적으로 일하는 황티탄항씨한테는 한발 앞서 한국에 들어온 선배 이민자로서 후배들의 한국정착을 도와야 한다는 강한 책임감이 있다"며 "친 언니 같은 그녀에게 많은 이민자들이 깊은 신뢰감을 느끼고 있어 센터 운영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생활을 꿈꾸는 베트남 여성들을 위해 쉽게 배우는 한글과 생활예절이 담긴 한국생활 가이드 책을 내겠다"는 그는 "다문화가정 부부갈등의 원인이 대부분이 언어나 습관 차이에서 발생하는 만큼 이들을 위해 생활지침서를 펴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기훈 / 옥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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