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실과라 함은 밤, 대추, 곶감(감)을 말한다. 밤과 대추, 곶감은 우리나라 사람들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가진 과일이다. 삼실과는 우리들의 희로애락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미풍양속을 전해주는 정겨운 과일이다.

이 세상에 수많은 종류의 과일이 있고 나름대로 특성이 있다. 꽃이 피고 열매가 익어 수확하는 과정들을 보면 각기 다른 진리의 이치를 가진 과일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다.

반만년 역사를 내려오는 동안 우리네 가정의 명절 상차림이나 제사상 또는 집안에 좋은 일이 있을 때에는 이 세 가지 밤, 대추, 곶감이 빠지지 않았다.하나라도 빠지게 되면 그 제사나 명절의 의미가 없을 정도였다.

그렇다면 밤, 대추, 곶감은 무슨 뜻을 가지고 있을까. 우선 이 밤, 대추, 곶감은 색깔이 붉다. 밤은 껍질이 붉으며 속은 흰 살로 되어 있어서 껍질을 벗기고 먹는 과일이다. 대추는 껍질이 없는 과일로서 그냥 먹을 수 있다. 곶감은 그냥 먹을 수도 있고 껍질(감)을 깎고 먹을 수도 있다.

색깔이 붉다는 것은 나쁜 것은 멀리하고 좋은 이치를 만들어 준다는 것을 뜻한다. 이 세상에 붉은 음식치고 나쁜 것은 하나도 없다. 복분자, 구기자, 오미자, 대추 등 모두가 붉은데 예로부터 우리 조상님들이 즐겨먹던 보양식품들이었다. 그렇기때문에 겉의 빛깔이 붉은 것은 우리 인간의 육체를 건강하게 해준다고 전해진다.

삼실과 중 그 첫째가 밤이다. 딱딱한 껍질 속에 들어 있는 흰 살은 인간의 깨끗한 마음을 상징하며 뇌를 건강하게 하여 어리석음을 없애고 지혜로움을 일으키는 역할을 한다. 특이한 것은 씨가 없는 것 같지만 씨가 있다는 사실이다.

다른 과일들은 잘라보면 별도의 씨앗이 있지만 이 밤은 별도의 씨앗이 없다. 그 속살 전체가 씨앗인 것이다. 그래서 이 밤은 둥근 우주를 뜻하며 십년, 백년, 천년이 가도 썩지 않는다는 의미다. 실제로 많이 썩기도 하지만 이 밤이 가진 본뜻은 연꽃씨앗과 같이 수명장수를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밤은 인간의 머리를 상징한다.

둘째, 대추는 붉은 살 속에 한 개의 씨앗을 가지고 있다. 이는 씨앗이 하나이므로 시작을 뜻하며 가장 늦게 꽃이 피지만 가장 먼저 먹는 과일로 복덕구족을 뜻한다. 오장육부가 튼튼하여 어떠한 어려움도 능히 막아낼 수 있는 힘을 가진 과일이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대추는 속과 겉이 다르지 않고 모두 붉은 것이 특징이다. 이는 말과 행동이 같다는 의미이기에 옛부터 이 대추를 먹으면 액운이 소멸되고 수명장수 건강을 누릴 수 있다고 했다. 선비는 대추 1개로 식사를 대신한다고까지 했던 것이다.

셋째, 감(곶감)은 붉은 살로 된 과일로서 그냥 먹으면 감이요, 익혀 먹으면 홍시, 깎아서 말려 먹으면 곶감이 된다.

이 곶감은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마음에 고통과 육체의 고통을 동시에 해결해 주는 소중한 뜻이 있다고 전해진다.

인간의 육신을 건강하게, 맑고 향기롭게 해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밤과 대추, 곶감은 우리네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아니 될 과일이다.따라서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도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자기 자신이 되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맛과 향을 전해주고, 어떤 자리나 시간에 빠져서는 안되는 중요한 구성원이 되자는 생각을 삼실과를 통해 되새겨본다.

/경천스님 천태종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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