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남산과 북악산에서 가을을 즐기자
[아침뜨락] 남산과 북악산에서 가을을 즐기자
  • 중부매일
  • 승인 2009.10.22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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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호 / 음성대소초 교사
일전에 남산 거북이마라톤대회를 갔다. 수많은 인파속에서 소나무 숲을 걷는데 애국가 가사의 소나무가 생각났다. 남산의 잘 가꾸어진 숲과 붉게 물들어 가는 나무들을 보니 가을을 느끼기에 너무 좋다. 올해 가을은 오곡백과(五穀百果)가 풍성하다. 가을 들판이 딸네 집보다 낫다는 속담같이 국민 모두가 풍요로움을 느끼며 부자처럼 웃을 수 있을 것 같다. 얼마 전에는 북악산 산길을 걸었다. 이 길은 속리산 말티재처럼 많이 굽었지만 사계절 드라이브코스로 인기가 높아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남산과 북악산 정상은 서울의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종묘 등 고궁들과 한강의 유람선, 63빌딩, 청와대, 국회의사당, 명동성당 등 동서남북을 골고루 볼 수 있다. 특히 남산 정상의 서울타워는 누구에게나 사랑 받는다.

오래 전 북악산자락 성북동 넓은 숲속에 VIP요정이 있었다. 요정 주인이 기증을 해서 그 자리에 '길상사'라는 절을 세웠다. 이 절은 법정스님이 주지로 있다. 사찰이 도심에 있기에 많은 불자들이 자주 방문하는데, 필자도 오랜만에 가보았다. 법정스님은 돌아보지 않으면 삶은 언제나 욕망을 쫓아가게 되어 있다고 했다. 자기를 돌아보고 자기와 이별할 줄 아는 사람만이 자유롭게 시간의 길을 걸어가는 행복과 만날 수 있다고 했다. 누구나 평소에 욕심을 많이 갖고 있을 터인데 가을을 보내며 자신을 되돌아 볼 좋은 말 같다.

북악산 아래 성북동은 40여 곳의 주한대사관저가 있고, 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동네이다. 인사동에도 중요한 미술관이 많지만 성북동 간송미술관에는 얼마 전 영화 '미인도'에서 나온 신윤복의 미인도를 소장하고 있다. 김정희, 김홍도, 장승업 등이 그린 보물급 미술, 서예 작품 등 소중한 자료들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북악산은 무장공비들의 침투 후 한동안 통행금지를 했었지만, 지금은 개방되어 숨어 있던 비경을 볼 수 있다. 요즘 젊은이들은 맑은 물이 흐르는 청계천과 인사동에서 삼청동 골목까지 많이 찾는다. 인사동, 가회동, 삼청동, 효자동은 한옥보존지구로 조선시대의 전통 한옥거리를 걸을 수 있다. 삼청공원의 울창한 숲에는 단풍이 들면서 연인들에게 손짓을 하고 있다. 남산과 북악산을 걸으면서 가을을 음미하고 자신을 되돌아보자. 숨 가쁘게 돌아가는 현대인의 일상 속에서 삶의 속도를 늦추고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며 걷기에 좋은 곳이다. 자신의 눈높이에 맞는 삶과 문화를 즐기고 사는 것이 가장 즐겁다.

등산로 쉼터 돌무더기에 앉아 삶의 계획도 세워보고, 붉게 물들어가는 남산 숲길 걸으면서 몸과 마음을 정리해보자. 우리 모두 자신이 제대로 가고 있다는 방향 감각을 느끼고 있는가, 재미있는가, 성취감을 느끼고 있는가, 이 세 가지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할 수가 있다면 그 인생은 성공한 인생이라고 한다. 아무렇게나 살기엔 인생은 너무 길다. 우리 모두 항상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1등보다 끝까지 문제없이 느긋하게 완주하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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