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영섭 음성 수봉초 교감

담배는 일종의 기호식품으로 흡연은 개인의 소중한 선택이고 권리이다. 그 옛날 흑백영화시대는 담배 한 모금 깊숙이 빨아 내뿜는 배우의 멋진 모습에 매료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요즈음 출퇴근길에선 이런 추태가 자주 목격된다. 담배를 피며 운전하던 사람이 차창을 내린다. 피우던 담배꽁초를 엄지와 중지사이에 끼워 용수철처럼 길바닥에 튕겨 버린다. 거기다가 가래침까지 "카악!" 뱉어버리고 룰루랄라 즐거운 표정으로 운전을 한다.

차내에 있는 재떨이는 도대체 무엇에 쓰는 건지! 주유소에서 받는 휴지는 폼으로 갖고 다니는 것인지 참으로 한숨이 절로 나온다. 그 불 붙어있는 담배꽁초가 날아 갈 때 스트레스도 따라 날아가는 건지 살기가 더러운 세상이라 침을 뱉어 응징하는 건지 알수가 없다.

그 담배꽁초 하나로 산불이 발생하여 수십년간 정성들여 가꾼 산천초목이 하루아침에 잿더미가 되고 농작물이, 삶의 터전이 초토화 되는 일이 생겨도 상관없다는 것인가? 혹시라도 뒤에 오던 차량에 화재가 발생해 애매한 운전자가 목숨을 잃을 수도 있음을 왜 생각지 못하는 것일까.

한해 우리나라에 버려지는 담배꽁초는 약 3만4천톤이나 된다고 한다. 담배꽁초를 버리는 사람들이야 흔히 "나 하나쯤이야!" 혹은 "겨우 작은 꽁초하나 쯤이야" 하는 마음으로 걷거나 운전 중에 무심코 담배꽁초를 길거리에 버리는 경우가 많고 이를 보는 사람들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일본은 보행중흡연금지, 담배꽁초를 버리면 2천엔부터 2만엔까지 벌금을 부여하고, 싱가폴은 쓰레기 투기, 침 뱉기는 벌금 1천달러, 금연지역에서 흡연하면 역시 1천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고 한다.

소방방재청의 2009 상반기 화재발생현황 분석결과 2만7천322건의 화재가 발생해 인명피해 1천411명(사망 261명 부상 1천150명), 재산피해는 1천312억6천900만원에 달했다. 이중 담배꽁초 방치가 4천424건(30.9%)으로 가장 많아 이로인한 화재가 날로 증가 추세로 보이고 있어 흡연자의 화재안전의식 개선 필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깨끗하고 법규범이 살아있는 싱가포르는 정부와 국민들이 질서와 법이 바로선 나라를 만들기 위해 강력한 정책과 대대적인 국민 동참으로 길거리에서 담배꽁초, 껌, 침 등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그러나 우리의 시민의식은 어떠한가. 아무런 죄의식 없이 길거리에 담배꽁초 오물을 버리고 함부로 침을 뱉고 기초질서 불감증으로 타인에게 불편 주는 행위를 스스럼없이 자행하면서 자신의 불편이나 불이익은 감수하지 않으려는 이기주의·적당주의로 모두를 피해자로 만들고 있다.

싱가포르는 하루아침에 만들어 진 것이 아니다. 선진국에 걸맞은 국민의식은 정부의 일방적인 추진이나 경찰의 홍보·단속, 한 줄의 거창한 표어로 확립되는 것은 아니다. 국민 모두가 질서의 중요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사고의 전환으로 실천에 옮길 때 싱가포르처럼 깨끗하고 질서 있는 거리와 법이 바로선 나라를 만들 수 있다.

우리는 아이들한테 휴지는 휴지통에 버려야 한다고 가르치면서 어른들은 담배꽁초와 휴지를 아무데나 버린다면 우리의 자녀들이 과연 무엇을 배울까.

흡연애호가들이여! 담배꽁초를 아무데나 버리면 편하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정해진 재떨이나 쓰레기통에 안전하게 버리겠다는 마음을 가지면 스스로에게 이익이 되고 올바른 흡연문화 정립에 일조하며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또한 당신의 양심을 땅바닥에 함부로 버리지 않는 참된 인격이 형성되어 모두에게 존경받는 민주시민이 될것이다. 나부터! 지금부터! 실천하자. 그것이 참된 용기있는 자의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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