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역 3개파 보험사기 공모 … 51명 검거

최근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사회 풍속도가 바뀌고 있는 가운데 조직폭력배의 범죄 양상도 많이 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 조폭들은 세력 간 구역·이권다툼 등 과거의 관행을 벗어나 서로 연합해 보험사기를 공모하는 등 범죄 수법이 갈수록 지능화·광역화 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 5일 충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고의적으로 교통사고를 내 보험금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 등)로 조직폭력배 15명을 포함해 총 51명을 검거한 가운데 피의자 김 모씨가 조사를 받고 있다. / 김기태

5일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현재 도내에서 조직폭력배들에 의한 범죄가 69건이 발생돼 이 중 23명이 구속되고 72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이 가운데 살인이나 집단폭행 등 중대 범죄가 아닌 단순폭행, 무전취식 등 사안이 경미해 불구속되는 조폭들이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충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고의적으로 교통사고를 내 수십 차례에 걸쳐 2억원 상당의 보험금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 등)로 청주지역 조직폭력배 15명을 포함해 총 51명을 무더기로 검거했다.

경찰은 이 가운데 폭력조직원 김 모(25)씨 등 3명을 구속하고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견인차 운전자 등 범행에 가담한 46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김 씨 등은 지난 2007년 10월 17일 오전 5시께 충북 청원군 오창면에서 후배 3명이 탄 승용차를 세워 두고 뒤에서 들이 받아 치료비와 보험금 명목으로 700만원을 받는 등 지난 2003년부터 지난 8월까지 20차례에 걸쳐 보험금 1억 9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고급 외제차에 중고 자동차 부품을 장착한 뒤 신제품을 구입한 것처럼 허위 세금계산서를 꾸며 피해 금액을 늘리는 수법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보험사기에 가담한 조폭들은 청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3개 파의 조직원들로 과거 이권이나 구역 쟁탈을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던 모습과는 달리 함께 범행을 계획하기 위해 수십차례 모임을 갖는 등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지방경찰청 한 관계자는 "지난 80~90년대 구역이나 이권을 놓고 조직들 간 끊임없는 다툼을 벌인는 것과 달리 최근에는 생활비나 사업자금 마련 등을 목적으로 조폭들이 연합하는 등 활동 양상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 엄기찬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