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병원균(病原菌) 감염으로 박쥐가 죽어가고 있다.

박쥐류는 곤충을 주식으로 함으로써 곤충의 개체군을 조절하고 과일박쥐류는 식물의 수분 및 씨앗을 퍼트리는 등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최근에 새로운 병원성 진균의 출현으로 인해 미국 동북부 지역의 박쥐들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지난 2년간 몇 종의 박쥐들은 동면을 해야 할 겨울에도 날아다니는 등 이상한 행동을 보여 왔다. 코네티컷, 매사추세츠, 뉴욕 및 버몬트 지역에서 박쥐의 수를 조사한 결과, 놀랍게도 75% 정도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죽었거나 혹은 죽어가는 박쥐의 주둥이, 귀 및 날개에서 흰색 가루같은 것이 발견되었기 때문에, 박쥐들의 의문사 원인을 흰코증후군 (White Nose Syndrome)이라고 부른다. 미국지질조사국의 미생물학자인 Blehert 박사는 이 흰색 가루의 정체가 진균에 속하는 균이라는 것을 밝혀내었다. 이 균은 저온균의 일종으로 전형적인 박쥐 동굴의 온도인 4℃, 즉 냉장실의 온도에서도 자랄 수 있다.

연구자들은 아직 이 균이 어디서 유래했는지, 박쥐들의 죽음에 있어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다. 한 가지 가능성은 이 균이 겨울잠을 자고 있는 박쥐를 공격해 잠을 깨우게 되면 박쥐는 저장된 체지방을 다량으로 소모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능성은 희생된 대부분의 박쥐가 매우 여위어 있다는 사실을 통해 확인 하였으며, 또한 어떤 박쥐는 동굴 밖에서 발견되기도 하는데 이는 아마도 겨울에 곤충을 잡아 먹으려는 잘못된 행동 때문 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가능성은 박쥐가 치명적인 다른 질병에 걸린 후에, 이 균이 박쥐에 2차적으로 감염된 것 일수도 있다는 점이다. 오늘날 미생물학자와 동물학자들은 이런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이 균이 건강한 박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번 겨울 동안 연구할 계획이다. / 자료제공: 한국동물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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