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류봉과 석천 전경

영동군 황간면 중심부에 불끈 솟아오른 산봉우리가 있다. 영동의 명산인 민주지산에서 내달린 산자락이 황간면 원촌리에 이르러 만들어 놓은 월류봉(月留峰·365m)이다.

초강천이 면(面)의 중심부를 관통하면서 이 바위산을 만나 곡류하며 산자수려한 비경을 그리고 있다.

KBS 대하드라마 '해신'과 야생 버라이어티 '1박2일' 촬영지로도 유명하며, 작년 8월 영동 난계국악축제·포도축제를 찾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인근 '한천가든'에서 쏘가리매운탕으로 점심식사를 하기도 했다.

#한천팔경의 백미 '월류봉'
월류봉은 말 그대로 달이 머무는 봉우리다. 월류봉의 은은한 자태 아래로 금강상류의 한 줄기인 맑은 초강천이 흐르고, 깨끗한 백사장, 강변에 비친 교교한 달빛이 운치를 더해 양산팔경에 견줄만 하다.

초강천은 이 곳에 이르러 '석천(石川)'이란 별칭을 얻었는데, 월류봉의 석벽이 정상에서 바닥까지 깍아지른 듯 아찔한 절벽을 이루고 이 산줄기의 끝이 석천의 깊은 소(沼)에 드리워져 절경을 이룬다.

남쪽으로는 호위하듯 6개의 연봉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는데 월류봉에 달이 차 오르면 신비함이 감돌아 그 정취가 정말 빼어나다. 몽환적인 달빛 아래 월류봉 밑을 맑은 물이 휘감아 돌아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 하다.

▲ 월류봉 정상서 내려다본 원촌리 한반도 지형 월류봉 일원은 한나절 즐기기에 적당한 공간이지만, 하룻밤 묵으면 감회가 더욱 새롭다고 한다. 달 뜨는 밤 월류봉에 걸친 달과 그 달빛에 비친 강변 풍치가 그윽한 낭만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달님도 쉬어간다는 층암절벽의 월류봉은 우암 송시열(1607~1689) 선생이 한천정사를 지어 이곳에서 강학을 했던 곳으로 유명하며 동국여지승람에서부터 비롯된다. 월류봉의 웅장한 자태와 그 건너 북쪽 평지에 우뚝 솟아오른 절묘한 경승지를 통틀어 한천팔경이라 부르는 데, 우암 선생이 머물던 한천정사에서 이름을 땄다. 한천정사는 우암 선생이 한천팔경의 절경을 음미하면서 서재를 짓고 글을 가르치던 곳이다. 후세에 우암 선생의 제사를 모시고 글을 가르치는 한천서원이 세워졌다가 고종 초 철폐된 뒤 유림들이 1910년 한천정사를 건립해 현재에 이른다. 우암 선생의 유허비는 선생이 이 곳에 잠시 은거하며 학문을 가르치던 곳을 알리기 위해 정조 3년(1779년)에 세웠다고 한다. 한천팔경은 월류봉, 화헌악, 용언동, 산양벽, 청학굴, 법존암, 사군봉, 냉천정 등으로, 월류봉 밑 일대의 절묘한 산수를 가리킨다. # 들국화 향기속 '월류봉 달빛향연' 월류봉 정상에 올라서면 한반도 지형을 빼닮은 원촌리 마을을 볼 수 있다. 특이한 지형이 알려지면서 찾는 이들이 늘어 지금은 지역 명소가 됐다. 이 마을은 전국 최초로 들국화 꽃길을 조성해 2008년 행정안전부 주관 '참 살기좋은 마을 가꾸기' 전국 콘테스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황간면은 작년부터 이 마을에 자리한 월류봉 주차장에서 '월류봉 달빛향연'을 열고 있다. 이 지역 30여 개 기관단체 750여 명의 주민들이 경부고속도로 황간IC~반야사에 이르는 10㎞ 구간에 심은 23만여 포기의 만개한 들국화를 소개하고 주민 화합을 위한 자리다. 올해는 감고을예술단과 자계예술촌, 난계국악단 공연과 현숙 등 초대가수가 참여한 가운데 주민 노래자랑이 펼쳐져 호응을 얻었다. 주민들은 들국화 꽃길을 따라 면사무소에서 월류봉 주차장까지 6㎞구간에 걸쳐 '건강걷기대회'도 가졌다. 김국기 / 영동 <맛집> 한천가든 '쏘가리매운탕'
달이 머문다는 월류봉 아래서 30년이 넘는 내력을 쌓고 있는 매운탕집이 있다. 1976년 문을 열어 34년 전통을 자랑하는 '한천가든'이 그 곳.

물가를 따라 크고 작은 민물고기 매운탕집이 여럿 있지만, 한천정사와 나란히 자리잡고 있는 이 식당은 이 계곡 안에서 가장 오래고 시설 규모도 가장 크다.

이 식당은 100% 인근 석천과 금강줄기에서 잡아올린 물고기 만을 고집한다. 그래서 이 곳 매운탕 맛은 그 진가가 각별하다. 특히, 쏘가리매운탕으로 명성이 높다. 탕은 물론 따라내는 찬 하나하나도 맛깔스럽다. 작년 8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영동 난계국악축제·포도축제를 찾아 이 곳에서 쏘가리매운탕으로 점심식사를 해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쏘가리매운탕은 물에 고추장을 풀고 끓인 뒤 쏘가리와 감자, 생강, 토란대, 각종 양념을 넣고 진국이 우러나올 때까지 끓인 다음 야채를 넣고 약한 불에 다시 끓여 만든다. 가장 중요한 된장과 고추장은 직접 담가 쓰고, 매운탕용 고추장은 보리고추장을 따로 담가 묵히지 않고 쓴다.

농어과인 쏘가리는 저지방 고단백, 칼슘을 많이 함유한 민물고기로 여성의 피부미용에 좋다. 동의보감에는 '허하고 피로한 것을 보하고 비위를 이롭게 하며 창자의 풍기나 혈변을 치료하고 뱃속의 작은 벌레들을 제거하며 기력을 더하게 해 사람을 살찌게 하고 건강하게 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황간IC에서 5분 정도 거리여서 주말 나들이 장소로도 무난하다. 이 식당 주변은 인기 프로그램인 '1박2일'과 '무한도전', 드라마 '해신'과 '포도밭 그 사나이'의 촬영지로 쓰였을 만큼 경치가 일품이다. 주변에는 선사유적인 고인돌이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고 공룡발자국도 볼 수 있다. 조선 세조의 병이 씻은 듯이 나았다는 반야사, 절벽 꼭대기에 위치한 문수전, 수려한 자태를 뽐내는 백화산 한성봉까지 볼거리도 풍성하다. 김국기 / 영동 kkk9866@jbnews.com

▶주요메뉴: 쏘가리매운탕(4인분 8만원)
▶예약문의: 043-744-9944
▶영업시간: 오전 9시~밤 10시(연중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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