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릴 차 / 바람 풍 / 하여금 사 / 배 선

바람의 힘을 빌려 배를 부린다는 말로 남의 힘을 빌려 자기의 이익을 도모한다는 뜻이다.

시경(詩經)대아탕지십(大雅蕩之什)에 "차왈미지 역기포자(借曰未知 亦旣抱子), 설령 하는 것 없다 해도 자식은 낳아 길렀도다. 차왈미지 역율기모, 설령 아는 것은 없다 해도 나이는 많이 먹었도다."하는 구절에 '차왈(借曰)'은 설령(設令)인 '그렇다 치고' 라는 뜻을 담고 있다.

차수행주(借水行舟)라는 말도 있다. 물을 빌려 배를 가게 한다는 말로, 이러한 한자성어도 그때의 정세(情勢)나 상황에 따라 사용하던 말이라, 시세(時勢)가 바뀌고 원래의 배경을 이해하지 못하면 뜻의 음미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바람 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라는 말처럼 확고한 주관과 결심도 없이 되는대로 주관적으로 해석하면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고 바람은 배를 달리게 할 수도 있지만 배를 전복(顚覆)시킬 수도 있다.

"바람이 불어야 배가 가지."하는 말처럼 과거의 배들은 기계적인 에너지를 이용하는 엔진이 없었기 때문에 바람의 힘이나 인력으로 노를 저어 배를 운행했다.

"순풍에 돛단배"라는 말처럼 바람이 알맞게 불어 준다면 순조로운 항해가 되는 것처럼 인생은 순리(順理)에 적응하며 살아야 한다.

/ 김홍선 마음으로 보는 여행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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