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 속 경영고민 많아

지난 27일 오후 2시 충북중소기업지원센터 제1교육장. 80여명의 사람들이 2~5명씩 마주앉아 열띤 상담을 벌이고 있다.
충청북도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운영중인 충청북도기업애로지원센터와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가 도내 중소기업들이 안고 있는 각종 경영애로사항을 해결해주기 위해 만든 경영자문상담회다. 충북에서는 처음 있는 자리였다.

 

   
 

충북도내 중소기업 28개사와 전직 대기업 CEO출신 자문위원 29명 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7일 충북에서 처음으로 열린 경영자문상담회가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 김미정

 

이날 상담회에는 경영자문을 신청한 도내 중소기업 28개사와 무보수로 상담을 자청한 전직 대기업 CEO출신의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 자문위원 29명 등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솔직하게 회사의 어려운 점을 털어놨고 자문위원들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성심껏 조언해줬다.

노인일자리 창출전담기관으로 된장, 간장 등 전통장류를 제조해 판매하는 '청주시니어클럽 온정식품'는 이날 기술·생산, 마케팅 관련 상담을 신청했다.
"온정식품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다 사회복지사이다 보니 마케팅전략이나 경영능력이 취약하고 전통장류를 제조·숙성하는 노하우나 전문성이 부족합니다."
올 초 사업을 시작한 '청주시니어클럽 온정식품'의 이재현 사회복지사와 김현숙 실장은 2시간내내 귀를 쫑긋 세우고 컨설팅을 받았다.
"같은 제품이라도 용기를 다양하게 해 가격을 다양화하고 고객층에 맞게 용기재질이나 디자인을 다양화해 고객층을 늘릴 것을 제안합니다. 온정식품은 시중 상품과 경쟁하는 게 아니라 사회복지 유관기관이나 단체, 학교단체급식 등의 시장을 개척해야 합니다"라는 자문위원의 말은 꼼꼼히 메모해뒀다.
"오늘 자극을 많이 받았어요. 반찬, 유기농제품 등 100여개 품목을 판매하고 있는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세분화하라는 제언이 특히 도움이 됐어요. 바로 추진해봐야겠어요." 상담을 마친 두 사회복지사의 얼굴에는 근심 대신 희망의 자신감이 찾아왔다.

치과재료를 만드는 D업체의 고민은 인사시스템. 25년차로 이미 관련분야에서는 국내, 국외에서 인정받는 등 경영에는 큰 문제가 없다.
"저희 회사는 생산력, 기술력, 마케팅력은 충분히 갖추고 있고 전 세계 109개국 900여 딜러를 상대로 수출하고 있고 현지공장을 운영할 만큼 제품에 대해서는 자신감이 있어요. 하지만 현재의 고민은 인재양성을 통해 회사의 장기적 발전을 도모하는 거에요."
이에 대해 자문위원은 대기업의 성과보상시스템이 아니라 중소기업에 맞는 성과보상시스템을 도입하되 단계적으로, 심플한 시스템으로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이날 경영자문상담회에 참여한 도내 중소기업은 식료품제조업이 7곳(25%)으로 가장 많았고 반도체제조업 2곳, 건설업 2곳 등 다양한 업종에서 참여했다.
상담분야는 경기불황 속에서 경영수익을 내기 위한 경영전략과 마케팅 관련이 30.4%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인사나 노무, 인력양성 관련이 23.2%, 자금·재무 관련 상담이 21.4%를 차지해 중소기업의 현실을 느끼게 했다.
충청북도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박근식 경영지원팀장은 "충북도내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대기업 출신자문위원들의 지속적인 자문을 받을 수 있도록 이날 협약식도 맺었다"면서 "의미있는 행사고 앞으로 연중 2회 개최 등 지속적, 장기적 추진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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