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신년특집> 충청이 미래다, 도전 ! 20대 CEO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 '이구백'(20대의 90%가 백수)라는 말이 유행할 만큼 20대 실업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이어지고 있지만 일찌감치 자기일을 찾은 20대 CEO도 있다.

20대 CEO들은 젊음을 무기로 반짝반짝하는 아이디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한 도전, 새로운 분야에 대한 남다른 개척정신으로 '작지만 야무진' 회사를 운영해가고 있다. 충북 경제의 미래를 이끌어갈 20대 CEO들, 그들의 반짝반짝하는 열정과 도전기, 계획을 들어봤다. / 편집자

한달 매출 6천만원, 하루 평균 인터넷쇼핑몰 방문자 3~4천명, 내년 연매출 10억 목표….이는 중견기업의 얘기가 아니다. 20대 여성 CEO가 운영하는 3년차 기업의 얘기다.

"회사 하면 책상에 잔뜩 쌓여있는 서류, 불필요한 결재라인을 생각하게 되는데 저희 회사는 서류가 없어요. 회의나 업무관련 얘기도 메신저로 하고 바로 옆에 있어도, 밥 먹으러 가는 것도 메신저로 단체쪽지 보내고. 저흰 야근 안해요. 일할 땐 열심히 일하고 놀 때 푹 쉬어야죠."

맞춤형벽지를 주문·생산하는 '세가지컴퍼니'의 김영애(29·여) 대표는 당차다. 007년 12월 설립해 각종 소품을 판매대행해온 '세가지컴퍼니'는 이듬해 6월 인터넷쇼핑몰 '플로리'(www.flory.kr)를 오픈해 2009년 연매출 8억원을 올렸다. 김영애 대표와 20대 직원 5명이 만들어낸 성과다.

젊은 CEO답게 회사 운영방식도 젊다. 회의는 일주일에 한번 간소하게 하고 대부분 온라인에서 해결한다. 사무실에는 온종일 음악이 흐르고 야근이 없다. 얼마전 회사 2주년 생일에는 직원들끼리 고등학교 교복을 입고 이색사진을 찍어 앨범을 만들었다.

청주 출신으로 서원대 정보통신학과를 나온 그녀는 인터넷세대답게 인터넷의 강점을 잘 활용하고 있다. '플로리'의 하루 평균 방문자는 3천~4천명에 달한다.

"3년 전보다 인터넷이 훨씬 활성화됐다는 걸 느껴요. 이제는 인터넷에서도 다 믿고 구매해요. 저희 쇼핑몰의 주 고객은 20대 후반과 40~50대. 인터넷은 전국이 고객이 되기 때문에 회사는 청주에 있지만 이용자의 70%는 서울지역이에요."

인터넷의 탈공간성, 편리성, 신속성에다 맞춤형 벽지라는 세상에 하나뿐인 특별함을 강조한 것이 '세가지컴퍼니'의 성공열쇠가 됐다.

"맞춤형벽지는 나만의 벽지를 가질 수 있다는 게 장점이죠. 엄마가 아이한테 편지를 써서 벽지로 할 수도 있고 특별한 멘트나 가족·연인사진을 넣어 벽지나 롤스크린으로 할 수도 있거든요."

지금은 2010년 연매출 10억을 목표로 할만큼 급성장했지만 그 시작은 그녀의 작은 방에서였다. 대학 과 동기인 김진한 팀장과 컴퓨터 하나로 인터넷판매대행업무를 시작했고, 서울 경영하우진박람회에 갔다가 맞춤형벽지시장이 괜찮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2008년 12월 맞춤형벽지 주문생산 인터넷쇼핑몰 '플로리'를 연 것이 기회가 됐다.

"'세가지컴퍼니'는 나에게 기회를 주는 회사에요. 새로운 것들을 할 수 있게, 세 가지 꿈을 꿀 수 있게 해준 회사죠. 꿈이요" 해외여행 갔다가 내가 만든 벽지를 만나는 것, 그게 제 꿈이에요."

김 대표는 2010년 더 바빠질 것이다. 신제품 액자형 벽지 시판, 2월 경향하우징페어 참가, 전국에 플로리 취급점을 모집해 오프라인에서도 플로리의 맞춤형벽지를 만나볼 수 있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2011년에는 현재의 서원대 창업보육센터에서 세중테크노벨리로 이사도 갈 것이다.

"저희 회사의 장점은 평등하다는 거에요. 사장이라고 높은 것도, 막내라고 해서 아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관계라고 생각해요. 저도 모르는 건 막내한테 물어봐요. 모르는 건 챙피한 게 아니라 모르는 걸 배우는 게 좋은 거거든요. 여자가 전 직원 6명 중 5명이다 보니 결혼해서도 계속 다닐 수 있는 회사를 만들거에요. 보육교사를 회사에 채용해서 일도 챙기고 아이도 챙길 수 있게요."

대기업은 아니더라도 기업다운 기업을 만들고 싶다는 김영애 대표. 그녀는 2010년 새해 조금 더 큰 꿈과 희망을 가져본다. / 김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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