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치권이 세종시 수정안 문제로 연일 시끄러운 가운데 정운찬 국무총리와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가 21일, 함께 충청향우회에 참석했으나 시종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정 총리와 이 총재는 이날 오후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2010 충청향우회 중앙회 정기총회 및 신년교례회'에 참석, 같은 테이블에 앉았으나 세종시와 관련한 언급은 서로 삼가며 상호 덕담을 주고 받았다.

정 총리는 '이 총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개인적으로 참 좋아한다"며 오히려 이 총재에게 "제가 이 총재님을 개인적으로 좋아한다고 했다"고 말을 거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총재도 자신의 총리시절을 회상하며 정 총리에게 최근의 총리실 근황을 묻는 등 세종시를 둘러싸고 신경전을 보이진 않았다.

이어진 내빈축사 순서에서도 정 총리는 "어두웠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아랍에미레이트(UAE)의 원전수주에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국 회원으로 올라섰다. 경술국치 100년의 해인 올해는 갈등과 분열을 넘어 화해와 상승을 이뤄야 한다"며 국가 전반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을 뿐 세종시는 언급하지 않았다.

뒤이은 이 총재 역시 "정 총리가 축사하면서 혹시 세종시의 '세종' 자가 나오면 어떻게 축사해야 하나 걱정했는데 한 말씀도 안했다. 나도 신사협정으로 이 자리에서 세종시에 대해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겠다"며 위트있게 축사를 시작, 전·현직 향우회 총재에 대한 평이 축사 내용의 주를 이뤘다.

이 총재가 '신사협정'을 언급하자 참석한 향우회 내빈들도 큰 박수로 이에 화답, 세종시를 둘러싼 갈등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편, 이날 향우회에는 정 총리와 이 총재 외에도 충청출신인 원희룡·나경원·노철래 의원 등이 참석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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