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이래도 되는 겁니까" 비난 봇물

전국 지방의회가 경제침체에 따른 고통분담 차원에서 국외연수비 전액 반납했을 때 단체 외유를 떠나 빈축을 샀던 충북도의회가 이번에도 국외연수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져 거센 비난이 일고 있다.

특히 세종시 수정안과 청주·청원 통합 문제 등 지역현안에 비상이 걸린 민감한 시기에 단체 외유를 떠난다는 것은 지역현안은 안중에도 없다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3일 충북도의회에 따르면 산업경제위원회(위원장 박종갑) 의원 6명은 4~8일까지 4박5일간의 일정으로 중국으로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이들 도의원의 국외여행 경비는 매달 의원들이 적립하는 상조회비 잔국과 일부 자부담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의회 상조회비는 동료 의원이나 사무처 직원들의 애·경사 등에 사용하기 위해 매달 지급되는 의원 급여에서 5만원씩 공제해 적립해 오고 있다.

경비는 1인당 100여만원 가량 소요되며 상조회비와 부족한 부분은 의원 개인들이 갹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세종시 원안 수정에 따라 기업투자유치 난관을 비롯해 자유경제구역 지정 불투명, 청주·청원 통합문제 등 도가 추진하는 핵심 현안들이 줄줄이 난항에 부딪혀 있는 상황에서 도의회가 단체로 외유를 추진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시각이다.

또 세종시 원안 백지화로 도민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는 상황에 도민 역량 결집에 주도적으로 나서야 할 상황에 도민 대의기구인 도의회가 단체 외유를 추진한다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외유가 의원들 스스로 적립한 상조회비를 경비로 사용해 혈세 낭비라는 지적은 모면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시기적 부적절성에 대한 비판은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충북도청 A공무원은 "당장 6일 행안부장관이 충북을 방문, 통합문제를 논의하고 세종시 등 지역현안이 초비상 시기에 도의원들이 단체로 국외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도민의 대의기구로서 적절치 못한 행동"이라며 "상조회비의 여유가 생겼다면 불우이웃돕기나 인재양성재단 기부 등 뜻깊은 일에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도의원들의 외유는 당초 7명의 산업경제위원회 위원 모두 참여할 계획이었으나, 박종갑 위원장은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의 6일 충북방문이 결정되면서 이번 여행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해왔다. / 윤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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