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용 충북도 부교육감 '영재교육 방안' 기조강연

지난 1월20일 한국교원대학교에서 한국교과영재학회 창립기념학술대회가 열렸다. 그동안 영재교육 관련 학회들이 교과별로는 각각 설립되어 많은 연구활동을 해왔으나 교과교육과 연계한 영재교육학회는 존재하지 않았다. 마침 이번에 한국교과영재학회가 창립된 것은 유·초·중등 교육의 발전을 위해 매우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이날 기조강연을 맡은 정일용 충북도부교육감의 '효과적인 영재교육 방안'을 요약 소개한다. / 편집자

"1990년대 초 나는 가나와 한국의 1960년대 초반 경제 자료들을 검토하게 됐는데, 60년대 당시 두 나라의 경제 상황이 아주 비슷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서 깜짝 놀랐다.

30년 뒤 한국은 세계 14위의 경제 규모를 가진 산업강국으로 발전했다. 반면 이런 비약적인 발전이 가나에서는 이뤄지지 않았다"

새뮤얼 헌팅턴의 말(2001년·제목 : Culture Matters)이다. 새뮤얼 헌팅턴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놀라는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배경은 높은 교육투자에서 찾을 수 있다. 2008년 OECD 26개 국가중 한국의 공교육 투자는 17위이나 사교육 투자는 단연 1위로 공·사교육을 합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고스란히 높은 진학률과 학력 국제비교에서도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같은 폭넓고 뜨거운 교육적 관심속에 영재의 잠재력 발현을 통한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2000년 들어 본격적으로 영재교육을 강조해오고 있다.


2000년 영재교육진흥법을 제정해 종합계획을 수립하고있으며, 현 정부도 '체계적인 영재육성 시스템 구축'을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주요 골자를 보면 영재교육시스템의 효율화를 위해 2012년까지 영재교육 수혜자를 전체 초중고 학생의 1%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참고로 09년 현재 전국에선 7만3천495명(0.99%)이 영재교육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수학, 과학 이외에 예술, 인문사회분야 등에 대한 영재교육의 폭을 넓히고 지역별로 독립적·종합적 영재교육체제를 마련하기 위해 시도영재교육협의회를 두고있다. 이미 예술영재의 체계적 발굴 육성을 위해 지난 08년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예비학교를 예술영재교육원으로 전환해놓고 있다.

과학영재의 체계적 발굴 육성을 위해 2012년까지 한국과학영재학교(부산)외에 서울과학고와 경기과학고(10년 개교), 대구과학고(11년 개교)를 영재학교로 전환하는 등 4개로 확대한다. 지난해 3월 한국과학영재학교 KAIST 부설화를 완료하기도 했다. 기존 과학고의 왜곡된 입학전형을 개선해 입학사정관제 도입과 과학창의성 측정을 골자로 전형방법을 개선하고 교육과정 개편도 발표한 상태다.

이날 세미나에서 무엇보다 정 부교육감의 기조강연 내용중 골자는 전체 영재교육 대상자의 선발방식 개선으로 압축할 수 있다.

우선 정 부교육감은 영재 판별 범위를 '영재이다, 아니다'가 아닌 '영재는 탁월한 업적 등에 따른 사후적 판단 의미'로 규정했다. 이제까지 연 1회 영재성 검사, 학문적성 검사 등 시험으로 선발된 '만들어진 영재', '무늬만 영재'가 아닌 가능성이 있는 모든 학생에게 영재교육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즉, 성적순이 아닌 6개월∼1년 이상 교사의 장기관찰을 통해 학생의 잠재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발하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

영재 선발과 함께 영재교사의 양성과 배치도 관건이다.

앞으로 모든 교원을 대상으로 영재의 이해와 선발, 창의성 등에 관한 소양연수를 실시하고, 30학급 이상인 학교는 전담 영재교사를 두고 소규모 학교는 순회배치할 계획이다.

아울러 영재교육은 농산어촌 등 낙후지역부터 도입해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시도별로 시범지역을 선정하고, 영재교사 연수 등을 실시해 우선 적용, 적용 지역을 점차 확대할 계획으로 충청권은 충북 전지역과 충남 홍성군, 대전 대덕구를 관찰·추천 시범 도입지역으로 선정하고 있다. / 박익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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