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친이계(친이명박계) 의원들이 박근혜 전 대표에게 욕설에 가까운 막말을 한 것이 22일 뒤늦게 알려져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시사주간지 '시사창'에 따르면 친이계 진수희 의원은 지난 11일 서울 상암동 DMC에서 열린 한나라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사기를 안 치려면 분당을 해야 한다"고 말한 후, "하지만 '이혼해' 하다가도 누구 좋으라고 이혼해 주냐, 어느X 좋으라고. 그러니 분당도 마찬가지지"라고 말했다.

친박계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이 보도와 관련, 22일 보도자료를 내고 "현직 실세 당직자의 입에 담기 민망한 (박 전 대표에 대한) 막말 소식을 듣고 일부 시민들이 '거의 패닉 상태에 이르렀다'며 분노의 전화들을 해왔다며 "세종시 문제가 박 전 대표의 개인사도 아닌데 인신공격에 이용하는 것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 "그동안 세종시 문제에 대한 본질 대신 박 전 대표에 대한 인신비방을 위해 막말은 물론 허위사실까지 지어내 공공연하게 발언해왔다"면서 "그 신호탄은 청와대 홍보수석의 브리핑"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유정복 의원도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세종시 원안은) 대선 때 결정적으로 못을 박은 사안"이라며 "비방이나 인신공격을 해서는 안 되며, 국민들을 속여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친박계인 한선교 의원은 이날 열린 의총 발언 후 기자들을 만나 친이계 진수희 의원을 정조준했다.

한 의원은 한나라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진 의원을 겨냥하며 "한나라당의 중요한 기관인 여연의 책임자가 지도자에게 쌍욕을 했다면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의총에서도 진 의원의 발언 내용이 사실을 경우 여연소장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희망연대(구 친박연대)도 "(박근혜 전 대표에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폭언과 욕설을 하면서 과연 토론다운 토론, 품격있는 토론을 하자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지명 미래희망연대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밖에서는 양의 머리로 사람을 유인해 들여놓고 결국 안에서는 개고기를 판다는 양두구육(羊頭狗肉)이 한나라당의 연석회의의 뒷모습"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편 박 전 대표 지지모임인 '박사모'는 이날 논평을 내고 "그들의 입에서 '년'까지 나올 정도라면 청와대와 친이계의 인식과 의도를 충분히 알 수 있지 않나"라며 "강제적 당론을 만들고 그 당론을 거부한다는 명분으로 박 전 대표를 징계한 후 당규에 따라 대통령 후보 경선 자격을 박탈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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