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의 엄태영 충북 제천시장(52·한나라)이 6·2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엄 시장은 23일 제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많은 시간 밤잠을 못 이루며 무엇이 지역사회 발전에 도움이 될까,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엄 시장은 "제천의 미래를 위해 6년간 준비해 온 한방엑스포를 불과 6개월 남긴 시점에 선거를 위해 자리를 비우는 것 보다 제천의 명운이 걸린 엑스포 준비에 올인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남은 임기 4개월을 한방생명과학관 등 한방엑스포 행사장 조성에 박차를 가하면서 끝까지 열정을 쏟아 부을 것"이라며 "임기 후에도 한방엑스포 홍보를 위해 전국을 다니며 홍보전을 벌일 계획"이라는 각오도 밝혔다.

또 "3선 시장이 돼 안주하면 지역의 미래가 없고, 새로운 시장이 나와야 거듭날 수 있다"면서 "잘된 것은 살리고 부족한 것은 보충하면서 지역발전에 힘써달라"고 후임 시장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2012년 총선 출마 등 임기 이후의 계획을 질문에 대해 엄 시장은 "한방엑스포가 끝난 이후에는 선진 외국에 나가 공부를 할 생각"이라며 "그 이후의 일정은 생각해 보지 않았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나 2년 여의 정치적 공백기를 가진 뒤 제19대 총선을 통해 정계 복귀를 모색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엄 시장의 올해 지방선거 불출마설은 지난해 말부터 측근들을 통해 회자돼 왔다.

지역정서상 3선의 벽을 넘어서는 것이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재선 임기 중 대형마트 입점과 복개천 복원 추진으로 인한 중소상인들의 반발은 지지율 하락으로 나타났다.

또 세종시 수정 추진에 따른 충청지역 한나라당 지지도 하락과 야당 제천시장 후보로 전직 국회의원이 나선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는 재임 중 최대 역점사업으로 추진해 왔던 2010제천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의 차질없는 준비를 위해 "선거운동을 할 겨를이 없다"는 불출마의 명분을 쌓았다.

엄 시장은 19년 전 정계입문 당시부터 현재까지를 회고하면서 "항상 제천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슴에 새기고 살았고, 모든 결정의 기준으로 삼았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1991년 제천시의원으로 정계에 뛰어든 엄 시장은 시의원 재선을 거쳐 2000년부터 한나라당 제천·단양지구당 위원장으로 일했다.

이어 제16대 총선에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당시 자민련 송광호 후보(현 한나라당 최고위원)에게 석패한 뒤 2002년 지방선거를 통해 민선3기 제천시장에 취임했다.

엄 시장은 제천영상미디어센터 유치, 건강보험공단연수원 유치, 제천국제음악영화제와 한방엑스포 개최 등을 통해 제천을 전국적인 한방건강 영상도시로 성장시켰다는 평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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