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로잡힌」 영혼 앙코르 공연

92년 제10회 전국연극제 대통령상 수상작품인 「사로잡힌 영혼」(이상현작, 박현진 연출, 이병욱 작곡)이 앙코르 공연된다.
청주 상당극회(대표 박현진)는 12월 문화인물로 선정된 조선시대 3대 화가인 오원 「장승업」의 지고지순한 예술 세계를 그린 연극 「사로잡힌 영혼」을 12월 3일 오후 2시와 5시 두차례 청주시민회관 무대에 올린다.

92년 전국연극제에서 대통령상과 연출상, 연기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그동안 방대한 제작비 문제로 레퍼토리화되지 못했으나 이번에 문화관광부 지정 이달의 문화인물 기념선정사업으로 다시 공연이 이뤄진 것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화가 「장승업」은 안견, 김홍도와 함께 조선시대 3대 화가중 한 사람으로 우리나라 근대 회화의 토대를 구축했으며, 주요 작품으로는 「산수도」「귀거래도」「군마도」 등이 있다.

천민으로 태어났지만 뛰어난 그림 솜씨로 당대에 명성을 떨쳤던 장승업은 술로 인한 기행 등 수많은 야화를 남겼다.
작품의 줄거리는 고종에서 불려가 그림을 그릴 것을 명받은 장승업이 대궐속 생활이 주는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대궐 담장을 뛰어넘어 도주하는 장면부터 시작된다.이후 남의 작품을 베낀 그림으로 술과 밥을 얻어 먹었던 장승업은 자신의 그림에서 「서권기문자향」이 없다는 주위의 비아냥을 듣은 뒤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기 위한 고통과 방황의 시간을 보낸다.

작가 이상현씨는 이 작품에서 눈 앞에 보이는 허구와 육심때문에 제대로 된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되자 급기야 자신의 눈을 스스로 후벼 판 장승업의 예술 세계를 통해 물질 만능주의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자성의 기회를, 눈에 보이는 작업에 연연하는 작가들에게 진정한 예술 세계를 향한 깨우침을 강조하고자 했다.
따라서 「사로잡힌 영혼」은 장승업의 인생잡기를 그린 것이 아니라 작가가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얼마나 고통스러워 하며,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작업에 임해야 하는 지에 초첨이 맞춰줬다.

또 현장감과 관객과의 정서 교감을 위해 일체의 기계 음향을 배제하고 생음악만 사용했으며, 특히 국악(대금, 아쟁, 북, 징)과 양악(클라리넷, 신대사이저)을 적절히 조화시켜 극적 효과를 극대화했다.

이와 함께 무대를 검정색으로 일원화해 집중력을 높였으며, 장면 전환이나 배우의 입퇴장 시간도 짧게해 막 전환이 주는 지루함을 없앴다.일반 2만원, 학생 1만원
박현진 대표는 『전국연극제 대통령상 수상 등 충북의 명예를 드높인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방대한 제작 여건으로 그동안 레퍼토리화되지 못했다』며『장승업의 에피소드나 일대기가 아닌 지고지순한 예술

세계를 심도있게 그린 이 작품은 날로 각박해져 가고 있는 현대사회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강한 메시
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84년 창단된 상당극회는 매년 4~5개의 작품을 발표하는 등 충북 연극문화를 주도하고 있는 대표적인 극단이며, 현재 72회 정기공연을 준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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