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한 지엘인베스트먼트 대표

필자는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창업투자회사를 운영하면서 IT로 특화된 오창과 바이오로 각인된 오송 입주 기업에 대한 투자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더 나아가 국제과학비즈니스 벨트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대규모 중화학 공업이 거의 없는 충북은 첨단 IT 기술 기업과 바이오 전문 기업을 많이 유치하는 것이 소득증대와 고용창출에 있어 최적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주지의 사실이지만, 과연 어떤 분야의 산업을 집중시키고 어느 정도 규모의 회사를 유치하는 것이 최적인가 하는 각론으로 들어가면 참으로 많은 어려움에 부딪히게 된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중소기업, 벤처기업 순으로 납품구조를 갖고 있는 한국의 일반적인 사업형태에 비추어보면, 충북 역시나 IT, BT, CT 산업군 별로 최고의 대기업을 유치하고 그를 중심으로 연관회사를 유치하는 형태의 산업별, 사업별 클러스터를 형성하는 것이 좋겠지만, 초일류 기업을 유치한다는 것은 생각처럼 쉽고 빠르게 결정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보니 기술력을 갖춘 탄탄한 중소, 벤처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여 집단화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지역 경제발전의 중심인 청주산업단지에 비해 비교적 늦게 형성된 오창 과학산업단지의 지난 1월 수출액이 충북지역 전체수출액의 26%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특히 오창산업단지 내에 클러스터를 형성하며 특화된 디스플레이 업종과 2차전지 부품 소재 업체들의 성장 및 외국인투자지역의 선전은 지역 경제의 나아갈 바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또한 오창은 기업유치뿐만 아니라 청주의 교육도시 이미지를 십분 활용하여 글로벌 명품교육을 할 오창아카데미타운을 조성하여 외국 명문학교들을 끌어들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 충북도는 '오송 메디컬 그린시티' 계획안을 수립하여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세계적 의료단지로 육성하고자 국내·외 연구소, 벤처기업을 통한 신약개발 연구와 의료관련 기업을 유치하고, 의료, 헬스, 교육으로 특화된 3개의 복합타운으로 연결하여 시너지효과를 극대화 하고자 하고 있다.

6조5천억원이 투입되는 글로벌메디컬 그린시티가 성공적으로 형성되면 13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고 또 해외의료관광객 유치를 통한 관광산업 및 청주국제공항의 활성화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다.

최근 충청도도 도내 중소, 벤처기업의 판로개척과 글로벌마케팅을 적극 지원하고 있고 특히, 기존 제조업 지원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지식서비스 기업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하고 있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오창, 오송 발전의 밑그림에 대해 대부분의 정책이 아카데미타운이나 첨단의료복합단지 등 당장 눈에 보이는 하드웨어 조성과 서비스산업 투자에 집중되어 있다보니 정작 그 존립기반이 되는 첨단기술개발 중소, 벤처기업에 대한 R&D 투자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 집중 육성해야 할 뉴미디어 콘텐츠 산업에 대한 세밀한 지원, 첨단 유비쿼터스 환경 조성 등의 본질적인 과제가 상대적으로 소홀히 취급되지는 않을까하는 우려가 든다.

마지막으로 오창, 오송, 대덕을 잇는 국제과학비즈니스 벨트 구상이 세종시 논의가 불거지면서 그 대안으로 집중 논의되고 있으나 대부분 충남 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들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점은 대단히 아쉬운 점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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