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암 환자의 생존율이 많이 높아졌지만 한국인의 사망 원인 1위는 여전히 '암'이다.

통계청이 발간한 '2009년 한국의 사회지표'를 보면 암으로 숨진 사람은 인구 10만 명당 139.5명으로 2위 뇌혈관 질환(56.5명)보다 2배 이상 높고, 7위인 교통사고 사망률(14.7명) 보다는 무려 9.5배나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의 노력에도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반증이다.

특히 폐암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29.9명으로 1998년보다 9.4명이나 증가해 사망률 1위에 올랐다. 이어 간암(22.9명), 위암(20.9명), 대장암(13.9명), 췌장암(7.6명), 유방암(3.5명), 백혈병(3.1명)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이처럼 폐암이 급증한 것은 흡연과 좋지 않은 환경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흡연은 폐암의 발생 위험을 13배, 장기간의 간접 흡연은 1.5배 증가시킨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충북대 의과대학 배석철 교수(암억제 유전자 연구단 단장)와 이경숙 연구 교수(종양연구소)가 폐암 발병의 최초 원인이 RUNX3 유전자의 불활성화에 있음을 규명 해 주목을 끌고 있다.

이 RUNX3 유전자는 암의 발병을 억제하는 유전자로 배 교수가 1995년에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고 한다. 배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RUNX3 유전자의 발현이 절반으로 줄어든 유전자 결손 생쥐의 85%가 폐암을 발병하게 됨을 관찰했다.

이는 특히 초기단계의 폐암에서 RUNX3 발현 저하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찾아낸 것으로 폐암 발병을 촉발하는 초기단계의 분자적 현상에 대한 학계의 오랜 궁금증을 해결해 낸 것으로 평가된다.

이들의 성과는 더욱이 여러 어려운 여건 하에서 이뤄낸 것이어서 자랑스럽다.

미래 블루오션인 이 분야 역시 신 성장동력인 만큼 당국의 보다 많은 관심과 아낌없는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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