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박영섭씨 아파트 대형태극기 게양

'천안함'사고로 애도의 물결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충주의 한 아파트 베란다에 추모의 글과 함께 대형 태극기가 내걸려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문화동 럭키아파트에 사는 박영섭씨는 최근 자신의 아파트 베란다에 '천안함 유가족분들 힘내세요'라는 위로하는 글과 함께 태극기를 내걸었다.

박씨는 지난 2005년 6월19일 경기도 연천 최전방 부대인 530GP에서 발생한 '김일병 총기난사 사건' 당시 누구보다 귀한 아들을 잃었다.

그는 "군에서 자식을 잃은 부모로서 천안함 실종자 유가족들의 심경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조금이 나마 위로하기 위해 태극기를 내 걸었다"고 밝혔다.

박씨는 "모든 증거와 정황으로 볼 때 아들의 사망 원인이 군에서 밝힌 것과는 전혀 맞지 않아 아들에 대한 명예 회복과 군의 의문사 사건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해 유가족들이 힘겨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와 유가족대책위원회에 따르면, 군 수사기관은 2005년 당시 김모 일병이 28사단 530GP 후방 초소에서 근무 중 선임병들의 질책과 폭언에 앙심을 품고 내무실에 수류탄 1발을 투척하고 실탄 44발을 격발해 8명이 사망하고 4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사건 전 날 밤 10시경 530GP 소대원 14명이 '노루골' 차단작전 지역에서 직선거리 약 1㎞에 투입돼 작전을 마치고 19일 새벽 1시께 GP로 복귀하던 중 북한군의 로켓포 7발의 기습공격을 받아 6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입었다"며 "GP옥상에도 로켓포 2발의 공격을 받아 옥상 초소 경계근무자 2명도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씨는 "억울하게 희생된 영령들의 넋을 조금이라도 위로하기 위해 진실을 반드시 밝혀 내겠다"며 "군 당국은 천안함 사고에 대해서도 조금이라도 은폐하려 하지 말고 명확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정구철 / 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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