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의영 前 충청대교수

세계경제는 지난 2~3년간의 위기에서 벗어나 완만한 회복국면에 접어들어 성장세를 타고 있다.

이는 지난 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 정부가 재정 및 금융의 양면에 부양책을 적극적으로 실천한 결과이다. 그런데 이러한 정책들은 특히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이 주도적으로 추진함으로써, 경제적 위기를 극복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그 이후 신흥국들 가운데 중국은 올해에도 1분기에 11.9%, 인도는 8% 이상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확장적 재정정책 및 금융정책을 통해 위기의 불을 끈 결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경제적 상황에 즈음하여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21일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4.2%로 다시 상향 조정하였으며, 한국에 대해서는 지난 2월 전망치(4.5%)를 유지했고, 2011년은 5.0%로 전망한 바 있다.

돌이켜 보면 그 동안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세계경제환경은 위기 이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졌다. 즉, 정부의 역할과 규제가 강화되고, 신흥국들의 위상이 높아지게 된 것이다. 아울러 중국의 경제력이 커지면서 미국은 중국과 공생(共生)국면에 들어섰고, 유럽연합은 경제적·정치적 통합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같이 세계경제는 신흥국들의 위상이 강화됨으로써,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에 변화의 조짐을 보이 있고, 경제적 틀이 새로 짜여 지면서 경제가 회복국면에 들어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세계경제와 더불어 한국 경제는 도전적인 과제가 적지 않음이 여러 전문가들에 의해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 세계경제가 회복 국면을 보이고 있는 것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행해진 재정 및 금융 양면에서의 부양책에 힘입은 것일 뿐 자생력을 가진 회복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오늘 날 선진국들은 추가적으로 가계와 기업의 수요에 의해 동력(動力)을 찾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경우 실업률이 여전히 10%에 가깝고 주택경기 회복도 미진해 소비심리가 제대로 살아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우리나라는 글로벌 경제위기에서 가장 먼저 벗어난 나라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으며, OECD국가 중 회복속도가 가장 빠른 편에 속한다.

다만 이것은 우리나라가 글로벌 경제 위기로 수출이 타격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낮은 유가, 낮은 원화가치 등이 한국경제의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라 볼 수가 있다.

그러기에 내용면에서는 문제의 여지가 있는 것이다. 즉, 경제의 회복속도는 빠르지만 수준면에서는 예전에 미치지 못하고 성장의 내용도 문제가 있는 것이라 하겠다. 그 동안 우리 정부는 재정자금 수 십 조원을 투입해 성장을 주도했고, 대기업들은 막대한 현금을 쌓아둔 채 적극적으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

더구나 향후 한국 경제는 원화가치, 원자재 가격, 금리가 동시에 오르는 이른 바 '3고(高)'의 상황에 처해 있어 경제성장의 주요변수가 되고 있다.

원 달러 환율의 경우, 앞으로 1천100원 이하로 떨어진 가능성이 있어 이는 수출기업에 실질적인 부담이 될 수가 있다.

한편 유가, 금값을 포함한 원자재 가격도 세계경제회복과 맞물려 있어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가 있으며, 앞으로 느슨한 통화정책 및 달러 약세로 에너지 가격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또한 경제회복에 의해 물가가 상승하게 되면 결국 금리인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저금리가 지속될 경우 가계부실대출과 한계기업의 구조조정 지연이 나라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책당국은 경기, 물가상승률 및 자산 가격 상승세를 종합하여 출구전략을 신중히 검토해야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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