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교육 이데아란 과연 우리 교육현실에서 이룰 수 있는 명제인가. 지식중심 교육과 인성교육을 지향하는 열린교육 사이에서 힘겹게 방황하는 이 시대의 얼어붙은 교육 현실속에서 작은 한송이 국화꽃이라도 피워보려는 애절한 교육에의 희망을 그린 시인 교사가 밝히는 교육현장 에세이. 도종환의 「마지막 한 번을 더 용서하는 마음」이 사계절에서 출간돼 교육에 대한 진정한 화두를 우리 모두에게 던져주고 있다.

 「마지막 한 번을…」은 지난89년 해직 10년만에 교단에 돌아와 문단에 선 누이같은 그가 2년동안 살뜰한 마음으로 가꾸고 있는 소박한 아이들과의 교육현장 에피소드를 가감없이 진솔하게 그러나 때로는 엄한 채찍을 가하는 마음으로 진정한 교육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 마음을 토로하는 고백론이기도 하다. 이 글을 통해서라면 결코 그의 교육론은 어렵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사랑이 담겨진 교육이라면 그것 자체가 「교육으로 통하는 길」이라는 신념이 있기때문이다.
 저자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론에 대하여『눈굛비를 온몸으로 맞으며 새끼들을 보호하고 먹이를 물어다가 안전하게 먹여주면서도 때로는 새끼들을 높은 가지위인 궁지로 끌어내어 그것으로 더 멀리 날 수 있는 힘과 지혜를 가르치는 새끼를 기르는 어미새』에 비유하고 있음에서 알수 있다. 중학교, 고등학교 다니는 두 아이들을 키우며 열린교육에 대하여 이모저모로 생각하면서 그 생각을 교육현장으로 옮겨가는 섬세함도 보여준다. 쉬운 사도의 길을 걷지 않으려하는 교사로서의 노력의 흔적도, 시인으로서 고운 감성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는 잔잔한 마음갈이의 흔적도 내용 여기저기서 쉽게 드러난다.

 들풀을 캐러 가던 날, 노동의 가치 노동의 도덕, 남자가 시집가는 나라, 진짜공부, 이제는 달라져야 할 교실, 두 권의 공책등 모두 20개의 교육테마로 이어지는 이 책은 정서교육에서 노동교육, 성평등교육, 가치관교육, 창의적인 교육등 이 시대의 열린교육을 지향하는 마음과 현 교육풍토에 대한 자성, 교육 개혁에 대한 보이지 않은 항변 그리고 애절한 토로와 아이들에게 거는 사랑이 마치 거대한 하나의 인간 드라마를 보는 듯해 다소는 실망스럽기도 했던 몇몇의 교사상들에 대한 이미지마저도 연민으로 감싸안게 한다.
 맨 마지막 테마인「시시포스의 바위」에서 그는 병들고 지친 한 어린 영혼을 위해 매일같이 걱정하고 아픈 사랑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동완이와의 힘겨운 사랑싸움, 교사로서의 한계를 그는 넉넉하게 견디며 좌절하며 교육에 대한 한계를 체험하며 그러나 결코 희망을 버리지 않는 교사로 남기위해 그는 자신과의 깊은 침묵의 대화를 하고 있다. 이세상의 아프고 병든 우리의 어린 동완이를 통하여 지금 심하게 몸살을 앓고있는 우리 교육 현실을 그는 시시포스의 바위로 지칭하며 오늘도 사랑어린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