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에선 가끔 하이에나가 된다/조선희지음/한겨레출판사

「여성의, 여성을 위한, 여성에 의한」진짜 일의 맛을 아는 여성의 이야기. 지난 82년 연합통신에서 기자생활을 시작, 한겨레신문을 거쳐 95년 씨네21을 창간, 편집장으로 5년을 지낸 조선희의 「정글에선 가끔 하이에나가 된다」(한겨레신문사)는 일에 관해서는 거의 중증(?)을 나타낼 정도로 억척스런 생활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아직까지는 여성들에게 호락호락하지 않는 이 사회라는 정글속에서 가끔은 하이에나가 되어 살수 밖에 없는 극적 상황을 심플하게 그려가고 있다. 신문기자로, 영화잡지 편집장으로 두아이의 엄마로, 아내로 가정과 일터를 동시에 지켜내는 일인다역의 용감한 활동담과 지혜, 여성으로서 사회를 향해 떳떳하게 보이콧 할 수 있는 진정한 용기를 심어주는 대여성을 위한 변혁서이기도 하다.

 가정일(생활굛육아굛청소등 모두 포함)에서의 공평한 분배에는 실패했지만 꼭 여자가 해야 할 일에 대해서는 확실한 당위성과 생활속에서의 자기주장을 지켜내는 이야기들이 거리낌없이 직격탄으로 묘사되는 글체가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한다. 말그대로 생활속의 이야기를 과장없이 떠다놓은 듯한 그의 솔직함에 다소는 눌리면서도 흥미진진한 에피소드가 마치 잔다르크 전을 읽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할 정도로 시원시원함을 안겨준다. 특히 4부에 실린 씨네21 영화계를 떠나며 독자에게 남기는 「영화이야기」가 또다른 재미거리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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