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한 지엘인베스트먼트 대표

누구나 매년 5월은 각종 행사로 인해 분주할 것이다. 필자도 초·중·고 동문체육대회, 대학원 동문 워크숍,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많은 행사 참석으로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는 지도 모르게 정신없이 보내고 있다. 물론 대내외 행사 참석으로 인해 아무리 바쁘다해도 경영자의 업무 긴장도는 여전해서 스스로 슈퍼맨이 되길 강요하는 게 현실이다.

많은 경영자들은 과로를 한다. 지나친 업무가 건강을 해치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실제로 미국 수면재단에 따르면 매주 근로시간이 60시간을 초과하는 사람들은 그 이하인 사람들보다 업무에서 저지르는 실수가 10%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심지어 다보스 포럼에서도 이러한 현실을 경고한 바 있다.

스트레스와 수면부족, 심장질환, 고독감, 우울증에 시달리는 경영자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이런 사회적 불행은 개별 기업의 실적에도 직접적으로 큰 타격을 준다. 소규모 자영업이든 큰 기업이든 최고경영자들은 업무 중독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무리 일에 몰입한다 하더라도 가정생활을 망가뜨리고 집보다 사무실을 더 좋아할 정도로 과로해서는 아니된다. 이 모든 것을 알지만 각박한 비즈니스 현실을 외면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대다수 경영자들의 항변이다.

실제로 캐나다의 경영자 가운데 가정보다 회사가 더 중요하다고 응답한 사람은 두명 가운데 한명이 넘었다. 결혼기념일을 축하하려고 회의를 단축할 수는 없다고 대답한 사람도 과반수가 넘었다. 사실 우리나라 경영자들은 캐나다 경영자들보다 가정에 대한 배려가 덜하면 덜했지 더하진 않을 것이다.

필자를 포함하여 회사업무를 이유로 가정을 방치하다시피 한 경영자들이 그 어느 나라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이번 5월에는 그동안 소홀했던 가정에 대한 미안함을 눈에 보이는 '선물'로만 대신할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함께하는 '동행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세계적인 헤드헌팅업체인 하이드릭&스트러글스의 케빈 켈리 사장은 경영자는 두가지 유형이 있다고 말한다. 즉 인생을 걸고 사업에 집착하는 한 부류와 사업도 중요하지만 가족을 위한 생활을 추구하는 또다른 유형이다.

많은 사람들은 후자에 속한 경영자들이 장기적으로 가정생활에서 더 큰 힘을 얻고 업무에 집중하게 되며 훌륭한 업적도 이루어낸다고 말한다. 또한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배려하며 회사를 발전시킬 수 있는 좀 더 균형 잡힌 경영자라고 평가한다.

사실 기업의 최고 경영자는 사회적 지위와 높은 연봉, 개인적 성취감으로 세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대신 그들은 산업현장에서 매일같이 피 말리는 전투를 벌이며 피곤한 삶을 살아야 하는 반대급부를 치른다.

이 때문에 항상 새로운 자극을 받아야 하고,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필요하다. 많은 경영 컨설턴트들은 이러한 힘의 원천을 외부가 아닌 내부, 즉 '가정'에서 얻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크고 작은 기업의 최고경영자 모두 바쁜 일상을 잠시 접어두고 그동안 소홀히 했던 가족을 위해 함께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물론, 이것은 바쁜 일상의 노예가 되어 있는 필자 자신에 대한 제안이기도 하다. 아마 6월에는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급성장하는 매출 그래프가 반기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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