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의영 전 충청대 교수

2010년 상반기 한국경제는 세계경제가 회복되고, 반도체 경기 호조 등에 의해 수출과 투자가 크게 확대되면서 매우 빠르게 회복 되었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8.1%를 기록했다. 이를 토대로 분석해보면 2010년 경제성장률은 지난 해 연말 전망치인 4.5%보다 높은 5.3%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이와 같은 경제적 호조세에 대해 경제전문가들은 지난 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 다른 '기저효과'(基底效果: 기준시점과 비교시점 간의 실적 부진 또는 호조로 인해 경제지표가 부풀려지거나 위축되는 현상)에서 비롯된 것이라 보는 측면도 있다.

그러면 올 하반기 우리 경제성장세는 어느 수준이 될 것인가?

이에 관해서는 우리나의 작년 하반기 경제성장률(4/4분기 6.0%)이 비교적 높았지만, 여러 요인에 의해 올 하반기 성장세는 둔화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 동안 세계 각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타개를 위해 경기부양책과 정책 공조를 도모함으로써 경제가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유럽발(發)재정위기의 확산과 천안함 사태의 리스크(위험) 등으로 하반기의 경기추세가 하방(下方)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점이다. 통계자료에서도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가 4개월 연속 하락하고 경기지표의 상승폭도 지난해 말과 올해 초를 고점으로 둔화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이상을 종합해 보면 우리 경제는 상반기에 높아지다가 하반기에 둔화되는 '상고하저'(上高下底)의 현상이 예견되고 있다.

이제 6.2 지방선거가 끝나 불확실성은 그 만큼 줄어들었으나 대외경제여건의 어려움과 대북 리스크와 같은 또 다른 불확실 요인이 잠재해 있어 이런 변수들이 우리 경제의 악재로 작용할 수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앞으로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를 제시해 본다.

첫째로, 대내외 경제여건이 불확실할수록 무엇보다 거시경제 기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최근 남유럽 재정위기에 이어 동유럽의 헝가리까지 재정적자 문제가 확대되고 있어, 금융· 외환 시장의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일이 시급하다.

우리나라는 단기외채 비중이 높은 편이어서 외부충격에 쉽게 흔들리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때문에 급격한 외환 유출을 억제할 수 있는 안전장치와 글로벌 금융안전망을 탄탄하게 구축해야만 될 것이다.

두 번째는 출구전략의 타이밍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1분기 8%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 하면서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증대와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 및 과잉 유동성 문제 등으로 국내물가가 불안한 상태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16개월째 2%에 묶어둔 기준금리를 정상으로 되돌려 놓는 출구전략을 검토할 시점에 이르렀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도 지난 15일 올해 한국 경제는 민간부문 주도로 빠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므로 물가안정을 위해 금리인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사실 경기가 어느 정도 이상으로 회복되면 출구전략을 통해 시장에 풀린 돈을 회수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를 그래도 둔다면 부동산이나 물가 등 자산버블(거품)이 일어날 수도 있고, 채권발행 등으로 악화된 국가채무상태도 보다 나빠질 수가 있기 때문이다. 단지 경기회복의 불확실성과 가계부채 부담 등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추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끝으로 경제위기시 경기부양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재정 건전성 확보에 주력해야 된다. 이를 위해서는 재정지출이나 국가채무 등 재정지표에 대한 구체적 목표수치를 설정하고, 세원(稅源)확대 방안의 마련과 예산지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 나가야만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