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세시풍속'은 시대는 다르다 해도 오는 시간과 절기에 따라 관행적으로 순환되고 있다.

지역에서는 먹거리를 중심으로 한 생산과 판로, 홍보 중심의 축제에 많은 시간과 예산을 투자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가 지켜야 할 덕목에 대해서는 잊고 있는 경우가 많다.

충북 무형문화재를 보면 진천용몽리 농요, 충주마수리 농요, 영동설계리 농요가 지정되어 있으며 현장에서 전승되고 있는 증평 장뜰두레와 청원 현도두레가 있다.

현도두레는 지난해 전국민속축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런 두레는 여성협업 노동조직인 길쌈 두레와 함께, 남성 위주의 '두레'를 통해 마을마다 노동력을 극대화하는 조직을 갖추었다.

우리지역 두레에는 노동을 부르며 모찌는 소리, 모심는 소리, 초듭메는 소리, 물품는 소리, 이듭메는 소리, 종달호 소리 등이 있다. 농요의 가락은 중원민요가 흔히 그렇듯이 향토적인 정감이 물씬 풍기는 메나리 토리로 되어있다. 모찌는 소리는 '뭉치세 소리'이다. 느린 굿거리 장단으로 선소리꾼이 두장단을 메기면 농군들이 두 장단에 '뭉치세 뭉치세 에헤야 이못자리 뭉치세'하고 받는다.

모심는 소리는 3박 중모리 장단으로 선소리꾼이 두 장단을 메기면 농군들이 두 장단에 '에헤야 헤~ 에헤에~ 야~ 상사~의~이야'하고 받는다.

두레에서 나타나는 농요는 논농사의 화려한 꽃을 피워, 생산이라는 함축된 힘을 발산했다. 물론 현대적인 생산방법은 뒤로 하고, 전통사회에서 갖고 있는 농경세시를 현대에 맞게 갖고가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철저한 고민이 필요하다. 농사짓는 방법이 옛날 그대로 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하더라도 우리정서 밑바탕에 있는 향수를 끌어내는 작업은 보존할 필요가 있다. 농경문화의 소산인 두레를 보다 생산적이고 유희적인 방향으로, 소리와 풍물을 체험적으로 끌어들이는 작업은 우리의 몫이다.

현대적으로 갈수록 가장 중요한 조상들이 서로 상부상조하는 공동체가 바로 '두레'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산들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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