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송일근 청주 일신여고 교사

#이야기 1 : 성민이와 성주가 옥시각신 하고 있기에 궁금하여 가까이 가서 그 이유를 물었다. '지난 어린이날 이모님이 제게 사준 레고를 성주가 제 허락 없이 가져가 놀고있길래 돌려 달라고 했는데 성주가 주지 않아서 빼앗고 있었어요'라고 성민이가 대답하였다. 성민이 이야기가 끝나자 이번에는 성주가 '아니예요. 성민이 형이 며칠 전에 그 레고를 주겠다고 약속했고 제게 주었어요. 그래서 마음대로 놀고 있었어요'라고 울먹이며 말하였다.

#이야기 2 : 어떤 쌀가게에서 넓고 큰 둥구녁에 담겨져 있는 쌀을 판매하고 있었다. 쌀가게 앞에서 몇몇 사람들이 모여 웅성웅성하기에 무슨 일이냐고 여쭈었더니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한국을 여행하고 있는 70세 정도의 북아메리카에서 온 어뢰인씨는 쌀을 2쿼트 1파인트만큼을 담아 달라고 하였고, 옆에 있던 중국인 일번씨는 1두 3승만큼의 쌀을 달라고 하였다. 또한 남일면 민두기에서 온 80세 천안댁은 1말 3되만큼의 쌀을 자루에 담아 달라고 하였다. 특별히 미국인이 구입하는 쌀의 양인 2쿼트 1파인트에 대해 답답하여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야기 1은 말로 한 약속에 관한 일이다. 말로써 서로 약속을 했는지 안했는지는 성민이와 성주의 기억에 의해서만이 알 수 있다. 제3자인 부모, 교사, 어른, 친구 등은 알아내기 어렵다. 어쩌면 영영 밝혀지지 않고 성민이와 성주의 주장만이 남아있을 것이다. 만약 명확하고 분명하게 글로 약속한 내용이 있으면 말다툼은 간단히 해결될 수 있다. 특히, 여러 사람과 문서로 약속한 공표된 것은 더욱 좋다.

이야기 2는 여러 나라 사람들이 서로 왕래하고 만나서 일어나는 경우이다. 미국, 중국, 한국의 쌀을 측정하는 부피에 대한 기준과 단위가 달라서 나타난 현상이다. 미국인, 중국인, 한국인의 부피에 대한 기준, 단위, 도량형법이 공통으로 같았다면 이런 논란은 일어날 수 없을 것이다.

약속과 기준, 단위, 법의 국제적 공통성은 서로 다른 나라와의 의사소통을 빠르게 하고 나라 사이의 다툼, 사람 사이 다툼 등이 일어날 때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근거이다. 그러나 지켜지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초등학교 때 교과서에서 배운 친구 사이의 약속에 관한 이야기와 현재의 세종시 관련 내용을 비교하면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 지 답답하기만 하다.

자연과학의 물질과 에너지 등의 자연현상에 대한 논의와 탐구도 국제적인 약속과 기준, 단위, 법에 의해서만 서로간의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그것이 국제 기준 단위계(SI)인 질량(Kg), 시간(s), 길이(m), 양(mole), 온도(K), 조도(cd), 전류(A) 7가지이다. 국제기준단위계인 7가지는 자연과학도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소통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이 되는 것이다. 자연과학이라고 어려워만 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용어 정리

약속(約束, promise)='다른 사람과 앞으로의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미리 정하여 둠. 또는 그렇게 정한 내용.'

기준(基準, standard)='기본이 되는 표준.'

단위(單位, unit)='길이, 무게, 수효, 시간 따위의 수량을 수치로 나타낼 때 기초가 되는 일정한 기준. 또는 어떤 물질의 양, 물리량의 크기나 세기를 측정할 때 수치로 표현하기 위한 비교의 기준(즉, 1)이 되는 크기.'

법(法, law)='질서를 유지하고 정의를 실현함을 직접 목적으로 하고 국가의 강제력을 수반하는 사회 규범으로 국가 및 공공 기관이 제정한 법률, 명령, 규칙, 조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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