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희씨'

우리동네에는 가경천이 있답니다.

가경천변을 따라서 트랙이 만들어져 있고, 동네 사람들이 여기에서 운동을 많이 합니다. 길이 좁게 여겨질 정도로 걷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히 여름을 앞둔 요즘은 더욱 사람들이 많습니다. 아침과 저녁에는 운동하는 이들로, 낮에는 인도 대신에 천변을 따라 걷는 분들이 많습니다. 얼마 전에는 정자도 만들어졌습니다. 마을 사랑방 구실을 하는 것 같습니다.

봄이면 살구나무 꽃이 활짝 피어납니다. 봄이면 벚꽃을 많이 찾지만, 살구나무꽃은 벚꽃보다 더 아름답습니다. 이렇게 활짝 피어나다가 꽃이 지고 나면 무성해지고, 어느덧 살구도 익어갑니다.

살구나무를 자세히 보니 살구가 많이 달린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요즘 살구가 '툭툭' 떨어지고 있습니다.

영화 시에서 윤정희가 살구를 주으며, 살구는 따서 먹는 것보다 떨어진 것을 먹는게 더 맛있다고 말합니다. 정말 그런가요? 요즘 가경천에는 살구를 줍는 사람들로 넘쳐납니다. 해질무렵이면 여기저기 살구를 줍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때로는 나무를 흔들어 살구를 털기도 합니다. 그렇게 주은 살구는 무엇에 쓸까요?

그냥 먹기보다는 살구주를 담그는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전 살구를 주워본 적은 없는데, 떨어진 살구를 보면 살구가 작고 빛깔도 나름 곱습니다.

길바닥에 떨어진 살구는 지나가는 사람 발길에 터지기도 하고, 차에 밟히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살구를 가지고 장난도 칩니다.

가경천은 봄에는 꽃으로 유혹하고 여름에는 살구로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가끔 저녁 때 이 길을 산책하면서 살구나무를 화제로 이야기를 합니다.

꽃 좀 봐, 살구 좀 봐, 사람들 좀 봐 하면서 말입니다. 우리동네 명소로 살구나무가 꽃피는 가경천을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http://goodwriting.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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