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 기자단- '솔뫼'

시골 5일장은 어린시절 설레임과 기다림이 있던 장이었다.

먼곳에서 만나는 시골농부들의 정보교환의 장소였다. 고된 일손을 잠시 내려놓고 막걸리 잔에 훈훈한 인정을 나누던 5일장은 전국적으로 성행하던 장이었다.

일상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팔거나, 사고 물물교환하는 것을 뒤로하고 나면 역시 장날의 백미는 먹거리다. 그중에서도 순대국밥은 단연 최고의 진수성찬이요, 그동안 쌓였던 피로를 싹~가시게하는 음식이다.

경기도 안성에서 용인 백암장과 진천장, 그리고 미원장, 3곳을 다니며 수년째 순대국밥과 순대, 막걸리를 파는 안성 순대국 아줌마의 맛을 찾았다.

아직 점심시간이 이른 오전이지만 미원 5일장 손님을 맞기위해 물건을 진열하고 서둘러 일찍 대형 양은솥에 올려놓은 순대국밥을 주문받아 일찌기 한쪽에 자리잡은 까맣게 그을리신 우리들의 아버님 두 분이 자리하고 계셨다.

냉막걸리로 목을 축이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 농부의 얼굴에는 그동안 궁금했던 농사일이며 서로의 마음이 오간다.

아마 다른 일들 모두 제처놓고 먼저 순대국밥에 정을 나누고 푸짐하게 순대와 오소리 감투 등 가득 올려준 국밥에는 인정과 농부의 이야기가 철철 넘쳐난다.

빠알간 깍두기와 먹음직한 배추것저리.다진고추, 새우젓이 순대국에 미각을 더해주고 있다. 뜨끈한 국밥에는 순대국밥, 아줌마의 인정, 농부들의 이야기로 이열치열의 삼박자를 이룬다.

안성에서 25년동안 순대공장을 하고 있으며, 미원장에서 4년전부터 순대국밥을 팔고 있단다. 다른 시골장에서는 순대국밥 한그릇에 3천500원 받는 것을 미원장에서만 3천원을 받는다는 정인순(58) 순대국밥 아줌마는 농부들에게 500원이라도 더 싸게 드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미원장(4,9,14,19,24,29일)에서만 3천원을 받는다.

첫인상에 밝은 미소에 풍성한 인정이 넘쳐나 보인다.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는 질문에 잠시 머뭇하시더니 기꺼이 사진을 찍으라시며 주문받은 순대에 이것, 저것 골고루 더 썰어주신다.

장날의 인정을 멀리멀리 행복의 바이러스를 펼치는 정이 넘치는 순대국밥 아줌마는 미원 5일장에서 없어서는 안될 우리 전통의 '정' 을 나눠주는 행복 바이러스, 순대국밥 아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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