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정답유도·문제풀이 … 관리자 암암리에 부정종용

전교조 충북지부가 자체 조사를 거쳐 발표한 학업성취도 평가 관련 감독부정 사례는 정답유도, 문제풀이, 부정종용 3유형이다.

학생들에게 정답을 알려주는 방법은 한편의 코미디와 같았다.

'불국사'가 정답인 사회문제에 대해 감독교사는 해당 문제를 가르키며, 국어교과서를 들고 "국어책에 불이 나면 뭐라고 할까"라고 힌트를 주었다. 실제 TV 오락퀴즈프로에서 '불국사'를 '국사책에 불이 나면 뭐라고 하나'라고 물은 적이 있다고 한다.

다른 감독교사는 "경주에 있는 유명 문화재인데 '암'자가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양자택일 문제에 대해선 오답을 쓴 학생에게 "이 문제는 다시 읽어봐라", "다시 생각해보라"며 실질적으로 정답을 가르쳐주고, 학생들의 틀린 문제를 지적하거나 주관식 문제의 경우 직접 학생 문제지에 답의 첫 글자를 써주기도 했다. 감독교사가 함께 문제풀이를 하면서 정답유도를 하는 장면이 동료교사로부터 목격되기도 했다.

부정종용은 주로 교장, 교감들로부터 이뤄졌다.

교감이 시험 전 6학년 담임교사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시험볼때 번호대로 앉히지 마라. 잘 하는 애랑 못하는 애랑 섞어서 앉혀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교감이 시험시간 시작과 종료를 정확히 지키는 교사를 질책하고, 감독교사들은 "우리 학교만 감독을 너무 엄격하게 하는 것 아닌가"하는 회의감 마저 느낀 것으로 조사됐다.

전교조 충북지부 관계자는 "제보자나 학교명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내용은 포함시키지 않고 사실관계가 확인된 부분만 발표했다"며 "조사결과 이번 학업성취도의 감독부정은 점수경쟁에 내몰린 충북교육의 구조적 문제로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한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길 간절히 바랬다. / 박익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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