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 전경아 진천 삼수초 교사

#장면1

"선생님, 저 화장실 가고 싶어요."

"현중이(가명)는 조금 전에 다녀 온 것 같은데……. 조금 참았다 쉬는 시간에 가자."

"또 가고 싶어요."

"선생님은, 지난 시간에도 현중이가 그렇게 말한 것이 생각나네."

그때 구석의 한 녀석이 손을 든다. 조금 전 화장실을 다녀온 희수(가명)다.

"선생님, 저도 화장실 가고 싶은데……."

"그래? 다녀오렴."

"어? 쟤는 되는데, 전 왜 안 돼요?"

"현중이가 그렇게 생각했구나. 하지만 희수는 요즈음 건강이 좋지 않아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라서, 가급적 참으면 안 된다고 어머니께서 전화하셨어."

"그래도……."

현중이는 수업 시간 내내 입을 삐죽거리며 투덜거린다.

#장면2

"선생님, 날씨가 무척 덥죠? 학기말이라서 제가 학급 아이들에게 떡을 나눠 주고 싶은데, 어떨까요?"

"그건 곤란합니다. 학교에 외부 음식이 들어오면 사전에 교장 선생님께 말씀드려야 하고, 보존식으로 약 일주일간 냉동 보관해야 합니다. 혹시라도 아이들이 먹고, 탈이 날 것에 대비해서입니다."

"그럴 리가요. 그리고 승민이(가명)가 그러는데, 지난번에 기만이가 아이스크림을 가져와서 아이들에게 나눠줬다고 하던데……"

"네.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때는 제가 기만이 부모님께 일부러 부탁드렸어요. 기만이가 요즈음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이 있는 것 같아서요. 승민이는 사교적이고 무엇이든 열심히 해서 걱정 않으셔도 됩니다."

첫 번째에서 현중이는 쉬는 시간을 노는 시간으로 이용하고 수업 중 화장실을 가려는 버릇이 있다. 때로는 수업의 어려움을 벗어나고자 화장실로 도피하는 방법을 택하기도 한다. 그러나 희수는 건강상의 문제로 요즘 들어 자주 화장실을 가야하는 상황이다.



두 번째는 여름방학이 다가올 즈음 학부모와의 통화 내용이다. 학기말이기도 하지만, 자식을 위해 한 턱 쏘고 싶었을 것이다. 학급의 한 아이가 아이스크림을 가져왔으니, 담임교사가 허락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해 서운하였을 것이다. 어쩌면 담임교사가 자신의 자식에게 소홀하게 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할 수도 있다.

필자는 수업 시간 내내 투덜거리는 현중이를 지켜보기만 했다. 그러나 승민 어머니께는 온전히 이해해주시기를 바라는 욕심이 생기는 것은 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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