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덕사지와 청주예술의 전당을 잇는 직지교(直指橋)에 어둠이 내린다. 시간적으로는 한 세기를 건너고 공간적으로는 막힌 도로를 연결하는 역사문화의 다리다. 가로등과 저녁별이 도열을 하며 위대한 천년의 발자취에 아쉬운 작별을 고한다. 인류 문화창조의 바통이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가는 순간이다. 이땅에 정보문화를 탄생시킨 직지는 일찌기 나눔의 정신, 베품의 미학서 출발했다. 새 천년의 첫해를 마감하는 시점에서 욕심과 앙금일랑 어둠속에 묻어 버리고 겸허히 직지의 참뜻을 새기며 올곧은 마음으로 새 정보문화의 다리를 만들어 가자. 다리의 진정한 역할은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데 있다. 남남(南南)이 편하고 남북(南北)이 더불어 살고 너와 내가 마음의 물꼬를 트는 상생의 다리를 새해에 기대해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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