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삼철 충북개발연구원 산업경제부 선임연구위원

어제는 광복 65주년이 되는 날이자 민선5기가 출범한지 한 달 보름이 지나는 시점이다. 광복절은 우리나라가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강제로 빼앗겼던 주권을 다시 회복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그리고 민선5기 충북인은 구겨진 자존심을 되찾고 충북의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미에서 당당한 충북을 주창하면서 출범하였다.

그러나 최근 지역 안팎에선 정부의 장관 및 차관급 인사결과를 두고 충북의 인재부재를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심지어 현정권 아래에서 충북은 아예 보이지 않고, 충북에는 인재가 없는 것 같다는 자조적인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도 많다.

지역 언론에서도 이 문제를 비중있게 지적하고 있다. 강원의 경우도 충북과 마찬가지 상황이자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충북 도민과 강원 도민들 모두 자존심이 많이 상하고 구겨진 상황이며, 지역인맥 부재의 우려와 인재양성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조선 초기 문신이자 뛰어난 문장가로서 유명하였던 강희맹(1423~1483)은 "한 시대가 부흥하는 것은 반드시 그 시대에 인물이 있기 때문이고, 한 시대가 쇠퇴하는 것은 반드시 세상을 구제할 만큼 유능한 보좌인물이 없기 때문" 이라고 하였다.

문제는 제아무리 뛰어난 인재라도 다른 세상에서 빌려올 수 없기에 그 시대의 문제는 당대의 인재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 것이 정치와 인재등용의 조건이다. 중앙 및 지방정치에 있어서 국가와 지역발전을 위하여 필요한 인재를 구하는 일도 역시 마찬가지다.

따라서 지방과 중앙정부 모두 인재양성과 활용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일찍이 세종은 인재를 제대로 등용하지 못하는 이유 3가지를 지적한바 있다. 첫째 인재를 알아보지 못하는 부지(不知)요, 둘째 인재를 절실하게 구하지 않는 부절(不切)이고, 셋째 왕과 인재의 뜻이 합치되지 않는 부합(不合)이 바로 그것이다.

따라서 인재를 등용함에 있어서는 일을 맡길만한 인재와 물리쳐야할 인재를 구분하고, 분류해서 적재적소에 필요한 사람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국가 및 지역에서 필요한 인재 육성에 힘써 나가야만 국가와 지역의 미래부흥과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역사적 가르침은 우리에게 시사해 주는 바가 결코 적지 않다. 또한 임용권자는 인재를 두루 등용하여야 하며, 피임용자는 쓰임을 받음에 있어서도 나섬과 물러섬에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들이 서있어야 할 위치를 스스로 잘 알아야 하고, 그에 적합한 능력과 자질을 겸비해야 한다. 넘치는 것은 오히려 부족함만 못하다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을 걸치려 욕심을 가진다면 오히려 불편을 감수해야하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이다.

어느 시대에 있어서나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고, 인재를 보다 많이 배출한 지역은 발전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지금 현실상황은 너무 극단적인 표현일지 모르지만 이 땅에 충북·충북인은 아예 없는 것 같아 가슴 아프게 느껴지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그리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작금의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현실속의 충북은 사람이 살지 않는 내륙의 무인도(無人島)이고, 충북인은 그냥 무시해도 괜찮은 그런 존재로 여겨져도 좋다는 것인지 그저 답답하기만 하다.

이에 광복 65주년을 바라보며 잃어버리고 구겨진 충북의 자존감을 생각하고, 그동안 민선5기 당당한 충북의 자존심을 세우고 충북·충북인들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는 충북의 인재를 기르고 인맥을 만드는 일에 도민모두가 적극 나서야 한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고려시대의 수문관이나 진현관, 조선시대의 집현전이나 규장각 등을 활성화시켜 인재를 길러 나갔듯이 충북·충북인의 싱크탱크 기능과 역할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