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에의 질주」「뜨거운 오후」「네트웍」 등 다양한 영화로 알려진 미국의 사회파 감독 시드니 루멧의 데뷔작으로 1957년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수상작이며, 58년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굛감독상굛각색상 후보작(원제는 「Twelve Angry Men」). 1급 살인혐의로 기소된 18세 소년의 재판에 참가한 12명 배심원들이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서로 이름도 모르는 12명의 배심원들이 아버지 살해혐의를 받고있는 소년에 대한 최종 판결을 위해 회의를 시작한다. 소년을 범인으로 지목한 두명의 증인과, 여러 정황을 들어 유죄를 확신하는 배심원은 11명. 그러나 단 한명 8번 배심원(헨리 폰다)만이 이의를 제기한다. 소년이 「무죄」인지는 모르지만, 그렇다고 「유죄」라는 확신이 들지않으니 좀더 이야기를 해보자는 것. 18세 소년의 생사를 단 5분에 결정하는 건 옳지 못하다는 그의 이견은 「시간낭비」라는 다수의 질타 속에서도 점차 「정당한 의심(reasonable doubt)」에 대한 지지자들을 확보해간다.

 의심과 토론을 통한 모자이크작업으로 「진실」을 찾아가는 이 드라마에 대해 일견 미국식 사법제도와 민주주의의 이상을 낙관하는 「전형적인」 헐리우드 영화라는 비판도 제기될 수 있을듯. 하지만 법정 안팎과 배심원실 단 세 공간만을 설정한 채로, 1시간 반동안 팽팽하게 유지되는 영화의 긴장감 만큼은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미국적 정의와 양심을 상징하는 헨리 폰다가 이성적 인간의 전형으로 묘사된다. 그가 비이성적이고 자신의 사적 감정에 매몰된 다수 배심원들을 점차 자신의 진영으로 포섭하는 과정이 어떤 특수효과와 스펙터클보다 드라마틱한 몰입을 선사한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