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기자단-'간메이카'

우암동에서 시내쪽으로 버스를 타러 가노라면 늘 걷게 되는 곳이 사직대로다. 복잡하지 않아서 좋고 예전에는 중심가였던 곳인 만큼 길이 넓은 것이 좋다. 운치가 있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거리이다. 미처 담지 못했던 사직대로를 걸어보았다.

사직대로는 넓은 길과는 다르게 아직 옛날 건물들이 많다. 가끔 이곳을 걷다보면 80년대로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상권은 죽어 있다. 사람 사는 곳이 어디가 다를까 마는 곳곳에 삶의 흔적이 보인다.

연화사라는 곳에는 나름의 정원이 진을 치고 있다. 커다란 화분들이 버려진 소파 위에 가지런하게 배치되어 있어 흥미롭다. 예술적 감성에 놀란다. 사람냄새가 나는 이런 풍경을 나는 참 좋아한다. 연화사의 주인이 소파위에 화분을 올려놓는 장면을 상상하면 절로 미소를 짓게 된다.

반대편으로 뻗은 골목에는 공사중인지 커다란 녹색의 장막이 쳐져 있다. 비밀스런 저 그린색 천막 뒤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까. 공사중이라는 표지판을 세우면 될 것을 그렇게 만들어 놓은 상황도 재미있다.

못쓰는 혹은 안쓰는 수족관을 모아놓은 골목도 있다. 언젠가 유용하게 쓰일 것 같아 모아놓은 수족관이 골목 풍경과 어우러져 시원한 느낌을 준다.

사직대로를 걷다보면 페허도 보이고 옛날식 건물을 그대로 쓰고 있는 작은 기업도 볼 수 있다. 작은 골목들은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길을 걷다 유리창에 붙어 있는 아기자기한 캐릭터 시트지를 보면 피식 웃음이 나온다. 넓은 길, 하지만 상대적으로 낡은 건물들 그리고 그 낡은 건물 유리창을 장식하고 있는 귀여운 캐릭터 그림까지 서로 낯선 소재들이 제법 조화롭게 어울려 있다. http://kkiparang.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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