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연국 충주대 교수

여자경찰, 전주 완산경찰서 효자파출소 소속 경장 계급의 여경이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경장이라면 적어도 몇 년을 순경으로 봉사했을 것이고 어느 정도 경찰업무에 익숙해져 있어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계급에 해당한다.

야간 근무 중 술에 취해 병원에서 난동을 부리는 여성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하여 우리가 흔히 보는 순찰차에 태워 연행하다가 이같은 변을 당했다.

무섭다. 병원에서 간호사를 폭행하는 현행범인 20대 여성을 경찰서로 연행하여 동료 경찰관이 차에서 내리는 사이 연행된 여인이 갑자기 여경의 왼쪽 귀를 물어뜯고 이를 씹어 길거리에 뱉어버렸다는 개 같은 사건이 지난 26일 전북 전주에서 일어났다.

물어뜯은 귀를 씹어버렸기에 이를 봉합할 수도 없어서 다른 데 살을 이식했고 앞으로도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아야 하며 예전의 귀를 되찾기는 힘들 것이라 했다. 안타까운 일이다.

대한민국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리고, 경제력은 10위권을 넘나들며 한국인인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배출한 대한민국의 공권력, 법질서 수호의 최일선에 있는 경찰의 공권력 행사에 대한 무시는 이미 도를 넘었다. 법질서 확립없이 선진국은 불가하다.

경찰법과 경찰공무원복무규정에 명시된 경찰의 사명은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을 보호하고,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것이 당연하게 이루어질 때 선진사회라 할 것이다.

뉴스를 통해서 경찰의 부정과 비리를 들어왔다. 일부 경찰의 얼룩진 행위로 인하여 성실하게 맡은 바 책무를 다하고 있는 경찰의 엄격한 공무집행이 불가능하게 되어서는 안된다. 선진사회를 부러워하면서 선진국의 질서유지를 위한 엄격한 법집행을 과하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미국의 다양성과 그 보장은 공권력의 확립에서 유지되는 것이다. 폭력에 대처하는 미국 경찰의 엄격한 대응은 그들 나라에서 조차도 과잉으로 논란이 이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경찰의 대응 수위가 낮아졌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 우리 사회도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복잡해져 가고 있다. 얼마 전에만 해도 보통 사람들에게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들이 이제는 이해되는 사회로 변해가고 있다. 더 이상 단일 민족 국가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다문화사회로 바뀌고 있고 개인적 욕구는 엄청나게 표출되고 있으며 열 쌍이 결혼하면 네 쌍이 이혼하는 사회로 변한 것이다.

경찰서에서 소란을 피우고 기물을 파괴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 다반사라면 얼마나 많은 경찰관들이 피의자들이 휘두른 폭력으로 부상을 입고 경찰력의 나약함에 한숨을 내쉬고 있을 지 걱정이다.

경찰 당국은 공권력 집행이 위협받고 있는 사례들이 얼마나 많은 지를 조사하여 이를 공개하고 그 대처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정치권은 이를 법률로 정하여 법질서 유지의 최전선에서 법을 수호하고 있는 경찰이 엄격한 공권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법률적 기반을 마련해야 함은 물론이다.

이 나라의 법질서 경시 풍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사실인양 이해되고 힘 있고 권력을 갖고 있다고 여겨지는 사회 지도층 인사들은 죄를 지어도 금방 다시 복귀하는 사회라고 일반 서민들이 인식하는 한 성숙된 선진 사회로 진입하는 것은 요원할 것이다. 정말 법 앞에 평등이라는 명제가 실현되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사회로 변해가야 한다. 이제 그런 대한민국으로 성숙해져 가고 있다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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